괴팍한 사내 심리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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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으로 국내에 알려져 있는 프랑스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의『살인혐의』(Monsieur Hire≤·우일영상)는 자폐증에 가까운 괴팍한 성격을 가진 한 사나이의 심리묘사가 탁월한 영화다.
직장과 집, 그리고 자신의 내면적인 공간에만 갇혀있는 주인공이 살인사건에 연루되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통상적인 서스펜스영화로는 드물게 삶의 비극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 스며있는 수작이다.
22세의 아가씨 피에렛이 살해된다. 유일한 목격자인 택시운전사는 검정 외투를 입은 사나이가 건물로 뛰어드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다.
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형사는 이웃집에 사는 재봉사 이즈를 혐의자로 지목한다. 그래서 형사는 이즈의 주변을 맴돌며 수사를 강행하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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