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전 도솔천 인동꽃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여름철 우기에 들어서면서 장마비가 내리고 있다. 창문을 열고 빗줄기를 바라보는 마음이 괜스레 울적하다. 입맛도 없고 어깨가 축 늘어지는 것이 아무래도 기가 떨어진 모양이다. 이럴 때 권하고 싶은 차가 인동꽃차다.
인동꽃은 주변 야산 산비탈 덤불 속에 희거나 노란꽃이 잔뜩 매달려 피어있는 것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인동꽃을 여름날 간식 삼아 꽃잎을 따 꿀을 빨아먹기도 했고 건재상에 내다 팔기도 했다.
덩굴로 자라는 반상록성활엽수인 인동덩굴은 등박나무라고도 하는데 6∼8월께 개화하며 처음에는 희게 피었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렇게 변한다. 그래서 「금은화」 또는 「금채」「후노옹수」라는 예쁜 별명을 갖고 있다. 루테올린·이노사이톨·로니세란·타닌 등이 함유되어 있는 인동덩굴의 기미는 차고 달다.
인동꽃차는 특히 해열·해독·소종·수렴의 효능이 뛰어나다. 감기·이질·장염·임파선종·각종 종기 등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마시면 좋다. 인동꽃의 향미를 제대로 느끼며 차를 마시고자 한다면 단연 엑스포의 도시 한밭골(대전)을 찾으면 된다. 대전 시청앞 골목길에 자리잡은 전통찻집 도솔천(042(256)5396·대전시 대흥2동480)에서 분청 다기로 마시는 인동꽃차는 풍미가 단연 뛰어나다. 차문화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전에서 도솔천은 단연 돋보이는데 본디 이천 광산요에서 작품활동을 하고있는 탁건 노병수선생의 부인 박화자씨가 손수 경영하고 있는 집이다.
양반의 도시 대전에서 시민들에게 전통 다도를 가르치기도 하고 틈틈이 도자기 빚는 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연호택·관동대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