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입시 "더운 곳서 모의시험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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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입수학능력시험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시험은 올해 처음 시도되는 새로운 형태의 출제양식을 띤 것 외에도 사상 첫「여름입시」라는 점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자칫 처지기 쉬운 여름철 무더위를 극복하고 시험장에서 공부한 만큼 제대로 실력발휘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험생 여름나기 대책」을 소개한다.
◇시험불안증=평소 학교에서 치르는 모의고사 등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리던 학생이 막상 실제 시험에서 기대이하의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실전에 약한 학생일 수록 시험에 대해 필요이상의 지나친 불안증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와 같이 문제를 보면 즉시 답이 튀어나오는 패턴화된 출제방식보다 제한된 시간 내에 많은 생각을 요구하는 이번 시험방식은 이들 시험불안증을 지닌 수험생들에게 더욱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재수생은 『뻔히 안다고 생각했던 수학문제 하나가 잘 풀리지 않자 갑자기 초조해지고 멍해져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며 지난해의 실패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권정혜 서울대의대 외래교수(정신과)는 이러한 시험불안은 『시험을 잘 보아야한다는 기대치가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학부모들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며 『오히려 부모가 불안하고 초조해하거나 평소와 달리 유별난 관심을 쏟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모들이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하는 너는 할 수 있어』라는 말의 남발도 수험생들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말로만 아무리 자신에게 암시해도 별 효과가 없다는 것으로 차라리 하루계획을 착실히 달성해가며 얻는 조그만 성공경험의 축적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시험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여러 차례 심호흡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호흡은 마음을 가라앉힐 뿐 아니라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손발에 땀이 나는 등 신체불안증의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건강관리=지금부터는 적절한 신체관리를 통해 입시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한다. 밤을 새는 등 무리를 해 신체의 리듬을 깨뜨리는 것은 금물이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이른바 「4당5락」은 학습의 양적인 면만을 고려한 잘못된 수면방식으로 아무리 수험생일지라도 하루 6시간은 숙면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서울대의대 유태자교수(가정의학)는 『소화불량·설사·두통 등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수험생에게 잦은 증상』이라며 『몸에 좋다는 특별한 약보다는 공부하는 중 간간이 산책이나 맨손체조·목욕 등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최선』임을 강조했다.
식생활 지침으로는 ▲아침을 든든히 ▲식사내용보다 소화가 잘 될 수 있는 식단을 짜며 ▲수험생 기호에 우선하며 ▲햄버거·라면 등 밤참이나 간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입시 전날 불면으로 수면제를 복용하거나 당일 카페인제제등 각성제를 이용하려는 생각도 절대 금물이다. 유교수는 『수면제에 의한 잠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맑은 정신으로 시험에 임할 수 없으며 카페인 드링크류는 오히려 자율신경을 자극해 불안·초조등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수험전략=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강구한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우선 남은 시간과 학습분량을 냉정하게 고려해 자신의 하루 학습량을 계획한다. 많은 수험생들이 막판에 가서 정작 중요한 부분을 대강 보는 우를 범하기 때문이다. 중간정도 성적의 학생이라면 자신이 없거나 출제빈도가 낮은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지나치게 출제경향에 불안해하거나, 지금 와서 공부하던 책을 바꾸거나, 새로운 학습방법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공부스타일을 끝까지 유지하되 시험당일까지 가속도를 붙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장에 에어컨이 가동될 리 없으므로 평소 냉방시설이 잘된 곳에서 공부하던 학생은 한번쯤 무더위 속에서 서너 시간 모의시험을 치러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홍혜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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