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테러 기도했었다”/김·정 양씨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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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96년 5월12일 김동주의원 대상/야당후원 기업인 2명집 강도미수도
정보사 이상범부장(현재 중령)이 관리한 민간인 정치테러단은 지금까지 밝혀진 김영삼대통령 자택침입절도와 양순직 신민당 부총재 테러사건 이외에도 당시 김동주 신민당의원에 대한 테러를 기도하고 야당을 후원한 인사를 포함한 재계인사 2명에 대한 강도계획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행동대원 김형두씨(41)에 따르면 86년 4월29일 양 부총재에 대한 테러를 자행한뒤 이상범부장으로부터 제2테러 대상으로 당시 신민당 민주계였던 김동주의원을 지목받아 구체적인 테러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김씨는 『양 부총재를 테러했던 이모씨와 함께 이 부장의 지시에 따라 서울 여의도 삼보아파트 김 의원의 집을 사전답사하고 테러를 준비하다 실행에 옮기기로 한날 저녁에 양 부총재집을 찾아가 양심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김씨 등을 김 의원의 아파트 입구로 서너차례 데려가 『설치고 다니는 ×이니 얼굴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마구 때려 한동안 거동을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사전답사를 벌이던 5월11일 『상황이 급하게 됐으니 내일 아침 출근길에 범행하라』고 요구,김씨 등이 『검거될 우려가 다』며 거부하자 매우 화를 냈으며 겁을 먹은 김씨는 범행이 예정돼 있던 12일밤 양 부총재집을 찾아가 허위 양심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에앞서 85년 12월24일에도 김모·이모씨 등 김영삼대통령 자택침입조 2명과 함께 서울 우이동에 있는 모 재계인사의 집에 들어가 강도짓을 하라는 이 부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이 부장인 「야당에 도움을 주는 회사 사장집이니 들어가 돈을 털어오라」며 마취제 한병씩을 줬다』며 『새벽 1시쯤 집근처에 찾아갔으나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교회성가대가 동네를 돌아다니는 바람에 그냥 돌아왔었다』고 증언했다.
85년 10월 김영삼대통령 자택침입 행동대원이었던 정팔만씨(38·전도사)도 『YS자택 침입작전이 끝난 직후 주모·김모·이모씨가 이 부장 지시로 서울 대방동 모 재계인사의 집 침입작전을 세웠었다』고 증언했다.
정씨는 『동료들로부터 「그집이 경보장치가 돼 있어 침입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으며 집안 내부구조가 그려진 도상훈련 상황판도 본적이 있으나 범행에 가담하지는 않았다』며 『나중에 형사를 사칭하고 집에 침입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구체적인 범행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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