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크 전격 공습/걸프해 다시 긴장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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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클린턴/부시 암살음모 보복/이라크/민간인 20여명 사상
【워싱턴·바그다드 AP·AFP·로이터=연합】 미국이 26일 이라크의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암살음모 관련을 이유로 바그다드 정보부청사를 공습했다. 미국은 이어 27일 이라크의 보곡공격 방지를 위해 유고슬라비아 해안에 배치된 항공모함 시어도 루스벨트호를 걸프해역으로 보내 이라크 주변 미 해군 전력을 강화,이 지역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관계기사 2,3면>
이와관련,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7일 미국요청에 따라 긴급회의를 소집해 미국의 대 이라크공격의 타당성 등을 논의했다. 이번 공격에 대해 영국·독일·러시아 등은 지지를 보낸 반면 이집트·이란·수단 등 회교권 국가 및 아랍연맹은 테러행위로 규정하면서 유엔안보리 승인 없는 군사행동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미국은 이날 오후 4시22분(한국시간 27일 오전 5시22분)부터 12분동안 걸프와 홍해의 미 군함에서 토머호크 미사일 23기를 발사,이중 일부가 민간인 주거지역에 떨어져 민간인 8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고 이라크관영 INA통신이 밝혔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이날 밤 TV 연설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지난 4월 쿠웨이트 방문중 이라크가 그를 암살하려 기도한 확고한 증거를 확보함에 따라 공격명령을 내렸다』며 『대부분의 미사일이 이라크정보부 건물에 명중했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 합참의장은 『만일 이라크가 또 다른 도발을 한다면 언제라도 다시 공격할 대안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는 추가 공격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사일은 홍해에 있는 구축함 페더슨에서 14기,걸프해 배치 유도미사일 순양함 챈설러스 빌에서 9기가 발사됐으며 3기를 제외하고 모두 이라크정보부 주지휘부·통제시설에 명중됐다고 파월의장은 덧붙였다.
미국측은 이번 공격이 각국의 자위조치를 허용하고 있는 유엔헌장 제51조에 의거,일방적으로 행해졌으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더이상의 국제테러행위를 자제하라는 강력한 메시지 성격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유엔대사는 이라크가 부시 전 대통령 암살을 지시했음을 증명하는 관련 사진을 27일 안보리에 제시했다.
이에대해 이라크 혁명평의회는 성명을 통해 『비겁한 침공행위』라고 비난하고 『부시 전 대통령 암살 음모에 대한 응징이라는 미국의 구실은 미 행정부와 협력하고 있는 비열한 쿠웨이트 지도부에 의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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