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 트롯 새 분위기 연출-『흔적』히트한 최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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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전통가요를 자처하던 트롯노래들이 랩·댄스음악 등 청소년층의 음악에 밀려 맥을 못 추게 된 것은 이렇다할 신작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결정적인 원인이 있다.
10대들의 음악세계는 외국 것을 모방하거나 너무 현란하고 자극적인 취향으로 치닫는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들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성인들의 노래는 항상 동어 반복적인 답보에 머무르는 실정이었다.
『트롯음악은 이제 새로운 창작의 여지나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젊은층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모의 최유나(27)는 정겨운 트롯 리듬으로도 신선한 분위기의 노래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성인들이 대중음악에서 점차 소외계층이 돼 가는 판에 최유나는 트롯 노래들의 설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노래마다 정성을 다하면 된다고 믿었어요. 쉽게 와 닿는 노래이면서도 금방 싫증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호소력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87년 TV드라마 주제곡 『애정의 조건』으로 데뷔, 중견급에 들어서게 된 최유나가 지금까지도 신인가수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그의 목소리와 창법들이 종래의 트롯가요들에 비해 뭔가 색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랩 음악의 열풍 때문에 수십년 동안 우리 가요를 지켜온 사람들이 너무 힘없이 쓰러진 것 같아요. 오랫동안 우리 가슴을 적셔준 가요에 대한 기억을 성인들이 쉽게 잊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했어요.』
최근 사랑의 추억을 노래한 『흔적』이라는 곡으로 여자가수로서는 유일하게 성인들을 위한 노래를 히트시키고 있는 최유나는 이미자이래 80년대를 휩쓸었던 최진희·김수회 등 선배들의 맥을 잇고 싶다고 한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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