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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위상 제고·YS견제 큰힘”/DJ귀국 임박/설레는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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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 대표 지도력에 더욱 무게”민주계 들떠/「개혁모임」·동교동계 기지개… 비주류긴장
민주당은 내달 4일로 예정된 김대중 전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새 정부출범후 위축된 제1야당의 사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걸고있다. DJ의 거듭된 정치 및 당문제 불개입 천명에도 불구하고 그가 정신적이든 현실적이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당장 표면적인 활동을 하거나 변화를 시도하지는 않으리라는게 일반적 전망이다.
○“당권다질 기회”
그러나 DJ가 당의 곁에 있음으로써 그간 흩어졌던 「8백만」표의 관심이 다시 민주당으로 모아지고 김영삼대통령의 개혁드라이브에 실질적인 제동을 걸수 있는 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 전 대표가 최근 영국으로 찾아온 이기택대표의 지도력에 무게를 실어준 대로 국내에서 계속 밀어주면 이 대표와 민주당의 위상은 결정적으로 도움을 받을 것으로 이 대표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계는 DJ의 잇따른 이 대표 지지발언으로 DJ귀국에 따른 우려를 씻고 어깨에 힘이 실려가고 있다.
이들은 『이번 기회에 당권을 확실히 다져놓자. 비주류의 불평은 차기 전당대회까지 있을 수 없다.』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 대표의 측근들은 김상현의원 등 비주류측의 여야 영수회담에 대한 비난도 DJ의 귀국으로 힘을 못쓸 것으로 관측한다.
이 대표진영은 『당직은 나눠갖지 말라』는 최근 DJ의 충고를 『이 대표 중심의 라인 업을 확고히 하라』는 지원사격으로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당내 개혁세력들의 기대감 또한 이에 못지않다. 이들은 DJ의 기본적 성향이 급진적으로까지 비춰졌을만큼 개혁지향적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내부개혁 기대
한 「개혁모임」 소속의원은 『DJ가 당이 개혁정국에 미온적인 대응을 보일때면 충고를 할것이며 단체장선거 등 각종 「승부」에 대비해 당내부의 개혁도 독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산공개 파동을 거치며 당내 보수성향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자신들의 「내부개혁」 추진에 DJ가 큰힘이 될 것이라는 속내인 것이다.
개혁세력은 최근 영국을 방문한 이해찬의원에게 DJ가 한 주문을 되새겨 보고있다. DJ는 『설훈 부대변인·배기선 전 비서실 차장·박우섭 정책실장·김민석위원장을 향후 야당의 기둥으로 만들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4인이 모두 학생운동권 출신의 개혁지향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DJ의 「시각」을 가늠해 볼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DJ를 방문한 의원·당직자들의 공통된 견해는 DJ가 『YS개혁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어 수구반동 세력을 가능한한 최대로 제거토록 지원·견제해 주어야 한다』는 언론인 박권상씨의 주장을 여러번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DJ는 영국 출국직전 이기택대표에게 『최소한 6개월은 YS정치에 비판을 삼가라. YS에게 기회를 주어 문민이 군인보다는 낫다는 사실을 국민이 실감케 해야한다』고 귀엣말을 건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적은 YS가 아니라 수구반동 세력이라는 DJ의 시각과 개혁모임의 견해가 일치한다는 판단아래 개혁모임 의원들의 DJ귀국후 입지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
○…동교동 직계의원들은 겉으로는 『이 대표 중심으로 당의 위상이 강화되고 큰힘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내심 DJ 귀국으로 자신들의 당내 목소리가 커지리라는 기대가 높다.
○세불리기 박차
권노감 최고위원 등 동교동직계가 주축이 돼 결성한 당내최대계보 「한정회」는 그간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못한 답보상태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켤 태세다. DJ귀국을 맞아 광주·전남은 물론 대전에서까지 한정회지부를 결성하겠다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정회는 최근 정관을 고쳐 현 50명의 이사를 1백명으로 늘려 세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달에 두차례씩 통일문제 등의 세미나를 개최해 김 전 대표를 초청,자신들의 이미지를 제고시킨다는 계획도 수립해놓고 있다.
서로 다른 시각에서 DJ귀국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당내 분위기속에 비주류측은 내심 가슴을 죄고 있다.
김상현 전 최고위원은 『DJ의 이 대표지지 발언은 인사치레며 DJ는 귀국후 절대 당내문제에 관여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어쩔수 없는 입지약화를 우려하는 눈치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마치 선생님(DJ)과 싸우는 것 같다』며 이 대표의 「김심」 업기에 곤혹을 치른 비주류측은 당분간 「굴신」이외의 다른 대응을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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