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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업 내달 개방 종합상사 경쟁력 강화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종합상사들이 올해 비상 이 걸렸다.
최근에는 엔고로 다소 수출이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지만 낙후된 경쟁력과 높아가는 무역장벽으로 수출전선은 여전히 밝지 않은데다 다음달에는 자본·정보력이 월등히 뛰어난 일본종합상사들의 한국 내 무역업이 완전 개방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종합상사들의 생존전략은 어느 때보다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두드러진 특징은 매년 두 자리 수로 잡았던 수출목표를 올해는 대부분 한자리수 이하로 낮춰 잡는 등 경영방침을 외형성장 중심에서 수익성을 최우선하는 내실경영으로 전면 수정한 것이다.
럭키금성상사는 해외지사·본사의 사업팀에도 손익개념을 도입했고(주)선경은 관리위주조직에서 영업위주 조직으로 개편했으며 (주)대우는 올해 투자 우선 순위를 수익성 여부로 결정하는 등 수익성 높이기 운동(MAP2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또 지난해는 상당수 관리직원들을 영업직으로 보직 변경하는 등 양적인 「군살빼기」를 꾀했던 상사들이 올해는 최고 경영층과 하급직원들이 만나 직접 의견을 교환하며 정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거나 인재양성에 투자를 늘리는 등 질적인 체질강화에 힘 쏟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40억 원을 인재양성 비로 투자, 지역전문가 파견직원을 작년의 28명에서 올해는 40명으로 늘리기로 했고 업체마다 해외주재원을 파견하기 전에 어학·현지문화에 대해 한달 이상 교육시키는 것이 일반화됐다. 이같은 혁신바람은 야전사령부 격인 해외지사에서도 강하게 불고 있다.
상사마다 수줄이 부진한 선진국은 현상 유지하는 선에서 운영하는 반면 중국·독립국가연합(C1S)지역 등 각 사가 중점 개척지역으로 정한 곳에는 집중 투자하고 있다.
동구권에서 현대자동차판매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현대종합상사는 상반기 중에 체코 등 2곳에 지사를 새로 설치, 동구권에만 총7개의 지사를 운영할 예정이며 삼성물산·(주)대우·럭키금성상사·쌍룡 등은 연내에 중국·독립국가연합지역에 2∼7개의 지사를 설치키로 하는 등 지역에 맞는 차별화전략을 강화했다. 현지 시장진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대우는 지사원1명당 현지인 채용 비율을 90년의 1대1·96명에서 최근에는 1대2·54명으로 늘리는 등 상사들의 현지화 전략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또 주력사업인 무역업이 수출주력상품의 경쟁력약화·제조업체의 탈상사화현상이 커지면서 채산성이 나빠짐에 따라 3국간 거래·구상무역·해외개발 사업투자 등 다양한 신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7월부터 일본종합상사들에 시장 문이 완전히 열릴 경우 일본종합상사들이 우리의 안방까지 치고 들어올 것이 뻔해 종합상사들의 시름을 더해 주고 있다.
특히 그동안 종합상사의 울타리에 있었던 중소기업들이 거래선을 자금·정보제공이 훨씬 풍부한 일본종합상사로 옮기는 이탈현상이 우려돼 삼성물산은 총1천2백억 원의 중소기업지원자금을 확보하는 등 상사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정보지원을 확대하며 협력관제를 강화하는 등「안방단속」에 나섰다.
또한 대우는 일본종합상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고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선경·쌍룡 등은 일본종합상사의 영업기술 등을 비교 연구하는 등 대응전략을 마련중이다.
이와 함께 종합상사 협의회는 정부에 대해 물류 시설 용 부동산취득과 주력업체지정 허용을 건의하는 등 목소리도 높이고 정부도 종합상사에 대한 지원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올해는 종합상사를 둘러싸고 안팎으로 상당한「구조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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