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스리랑카 최고 훈장 받은-영화사「한진흥업」한갑진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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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영화제작·배급사인 한진흥업 한갑진 회장(69)이 지난달 22일 스리랑카 대통령궁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이 나라 최고의 국민훈장을 받았음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 회장은 양국의 수교, 국내기업의 스리랑카 유치, 양국간의 문화 및 체육교류 등에 힘쓴 공로가 인정돼 이번 영예를 누리게 됐다. 한·스리랑카 양국은 78년 7월 한국 불교대표단의 스리랑카 방문이 계기가 돼 그해 9월 정식국교를 맺었다. 한 회장은 이때 한국대표단의 통역으로 수교의 막후역할도 겸했다.
이후 한 회장은 주한 스리랑카 명예영사로 80여개의 한국기업을 스리랑카 현지에 유치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봉제업 등을 중심으로 스리랑카에 진출한 국내기업·기술자는스리랑카 진출 국가 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한 회장은 최근 문화방송이 방송한 3부작 특별다큐멘터리『스리랑카』를 감독 제작한 장본인. 그가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을 맡은 것은 스리랑카에 대한 깊은 이해는 물론 그 자신이 신심 깊은 불자였기 때문. 한진흥업 로고를 범종으로 할만큼 신실한 불교도인 한 회장은『알기 쉬운 불교』『인도와 불교』등 너 댓가지 불서를 저술·편찬한바 있다. 그는 또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불교영화『팔만대장경』을 제작하는 등 불교포교에 남다른 열의를 갖고 있기도 하다.
한 회장은 불교국가인 스리랑카를 제2의 조국으로 생각할 만큼 이 나라에 애착을 갖고있다. 그는『스리랑카인 만큼 고운 심성을 가진 국민도 드물 것』이라고 말한다. 분리독립을 원하는 타밀족과의 인종·종교갈등을 제외하곤 사람들 사이에 싸우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음은 물론 서방에 오염된 수도 콜롬보 외의 지역에선 도둑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한 회장은『스리랑카가 경제수준은 낮지만 우리 국민이 배울 점도 많은 나라』라며『이번 국민훈장 수상을 계기로 양국간 문화교류 등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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