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중국 해남도 100여리 둘러선 백사장 "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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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는 중국인을 흔히「만만디」하다고 한다. 그리고 상당히 폐쇄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엔 젊음이 있고 저돌적이며 활력에 차 있다. 언론도 상당한 자유를 갖고 있는 인상이다.
특히 섬 하나가 생이고 전체가 경제특구로 지정된 중국 제2의 섬 해남도는 개방의 열기로 뜨겁다.
아침 일찍부터 출근길이 붐비고 자동차와 자전거가 거리를 메우기도 했지만 새벽까지 술집이 성시를 이뤘고 심야에도 음식점마다 손님들로 붐볐다.

<서울보다 흥청>
가라오케와 디스코·탱고·블루스 음악이 인기인가 하면 호텔에 『시간 있느냐』고 전화를 걸어오는 아가씨들도 있었다. 대만에서나 볼 수 있는 이발청에서 팁을 받으며 비밀 마사지하는 아가씨도 있었다. 돈벌이가 된다면 무엇이든 눈감아 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쩌면 서울보다 더 흥청거리는 느낌이었고 여유와 배짱이 넘치는 인상이었다. 사유재산 인정 폭이 아주 좁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부주도로 운영되는데도 30∼40대 젊은 사장들이 많았다.
점은 엘리트들의 발언권도 강했다. 연변이나 하얼빈에서 몰려온 조선족들도 5백∼6백명이나 됐고 이들은 돈벌이가 잘 되는 음식점이나 공단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하와이 등 제3국에서 활약하다 이곳에 정착, 세계적인 비치를 추진하는 교민도 있었고 동양 최대의 건물인 86층 빌딩을 설계하는 한국인 설계사가 있으며 건축자재 공장을 차려 물건이 달릴 정도로 성업중인 한국인 사장도 있었다.
경제특구인 이곳은 세금이나 관세혜택·부지구매 등에서 외국인 투자가 유리한 점이 많았다. 우리나라 제주도처럼 대륙에 비해 이국적인데다 상하의 날씨여서 호텔 등 관광산업의 투자 전망도 비교적 밝아 보였다.
홍콩·타이베이·방콕·싱가포르·서울·동경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4∼5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해남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12억 인구의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 한복판에 위치한 천혜의 휴양지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거의 평지·구릉>
「남중국해의 하와이」로 알려져 있는 해남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연중 평균기온이 섭씨 22∼25도의 아열대 기후다. 상하의 열대림, 풍부한 과일, 늘푸른 초원과 함께 관광객을 매료시킬 수 있는 조건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해남도의 면적은 3만4천 평방㎞. 대만보다 약간 작지만 천연자원이 풍부해 대만에 비해 3배 이상 토지를 활용 할 수 있다. 섬의 60% 이상이 농경에 적합하지만 나머지도 대부분 평지이거나 구릉이다. 기후는 북쪽이 마이애미 비치, 남쪽은 하와이와 거의 같다. 인구는 6백80만명..
중국인들은 대만에 이어 중국 제2의 섬 해남도를 보물섬이란 뜻의 「바오다오」라고 부른다. 자원이 풍부해 미래에 대한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다. 태평양 연안에서 잡히는 물고기·산호·천연진주 같은 수산자원과 벼·고구마·사탕수수·고무·야자·목재·커피·열매과일 외에 광물도 풍부해 철광석·주석·알루미늄·구리·망간·석탄·석유등이 산출된다.
관광자원은 더욱 풍부하다. 폭1㎞, 길이 54㎞에 이르는 백사장 등 동남아시아의 어느 해변에 못지 않은 천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해남에는 70만명의 원주민과 다양한 소수민족 외에 베트남에서 귀국한 화교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들은 3만 명이 넘으며 섬의 경제·문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88년 31번째 성으로 승격된 해남은 생도를 하이커우에 두었다. 특구가 된 뒤 연평균 30만 명의 화교를 관광객으로 유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요즘도 하루 1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여행 메모>
중국은 우리나라와 지난해 8월 수교가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국무총리령으로 「특정국가 여행지침」에 묶여 있는 나라. 따라서 중국을 관광 목적으로 여행할 수는 없다.
현재 중국에 입국하려면 친지방문이나 상용, 그리고 유학이나 취재 등 뚜렷한 목적으로 해당 정부부처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가장 먼저 밟아야 할 절차는 중국 측의 초청장을 첨부, 외무부(720-3781, 720-2737)에서 여권의 기재 변경을 받은 다음 중국영사관(755-6375, 756-9553)에서 비자를 얻어야 한다.
비자 발급은 급행의 경우 3일, 일반은 1주일 정도 소요된다. 항공편은 홍콩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하며 홍콩까지는 대한항공(755-2222), 캐세이 퍼시픽(773-0321), 타이항공(754-9960)등이 있다. 홍콩에서는 캐세이 퍼시픽의 자회사인 드래곤에어라인(KA)과 중국 국내선(CZ)이 매일 1편씩 뜬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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