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기념품 지역특색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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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94 한국방문의 해」.
한국관광공사가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유치한 국제적인 이벤트다.
대전 엑스포와 더불어 한국관광공사가 우리나라를 해외에 홍보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올림픽 개최 이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몇 주전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곳곳에 기념품 판매소가 즐비했다. 하지만 그 종류나 질은 우리나라 유명 관광소라 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는 똑같은 상품들이었다.
같은 모양의 볼멘 한 자루는 새겨진 관광지의 이름만 다를 뿐이며 그 질도 매우 조악했다. 흔해빠진 효자손, 복조리, 그리고 수건 등….
한마디로 기념품의 특색이 전혀 없고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다를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결코 아니다. 살 만한 물건은 가격이 매우 비쌌다. 관광지 기념품에 대한 개선책을 제안해 본다.
우선 각 관광지의 특색을 살린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경주·설악산·민속촌 등 어느 곳에서나 구입할 수 있는 플라스틱제 하회탈은 어떤 추억도 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질의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기념품판매소에서 구입한 물건은 평소 주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보다 질적인 면에서 크게 떨어진다.
일반 관광객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은 기념품 판매소에서 물건을 사느니 차라리 이태원이나 남대문 시장에서 양질의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질서의식이나 환경 보전도 물론 시급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 관광명소의 짙은 향기를 기념품으로 간직하고자 하는 외국관광객들을 위해서라도 기념품에 대한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김지완<서울 서초구 서초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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