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의 「운동권적」 사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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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앙일보 5월31일자(일부지역 6월1일)에 보도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역사관에 소위「운동권적 시각」이 많다는 의식 조사결과는 솔직히 충격이었다.
대학생들이 6·25를 보는 시각에 있어 10% 정도가 조국통일을 위한 민족해방전쟁이나 남한에 의한 북침이라고 생각한다는 점도 그렇고, 김일성에 대한 평가를 후세 사가에 맡겨야 한다거나 민족지도자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반수 이상이 한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 내에 전체적으로 소수지만 운동권이 존재하며 이중 주체사상과 김일성을 맹신하는 운동권도 존재한다는 것은 익히 아는 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운동권내의 시각이 일반 대학생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심각히 고려해볼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를 생각해 볼 때 일반적으로 대학생들이 순수하게 학생운동을 하는 측들과 북한을 지지·동조하는 왜곡된 운동권 학생들을 거의 차별을 두지 않고 바라본 데서 기인한 것이라 생각되며 결국 이것이 역사관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학생들이 북한을 같은 핏줄로 인식하고 있고 또 남북통일을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이것이 6·25나 김일성을 바라보는 시각에까지 왜곡된 영향을 끼쳐서는 올바른 인식에 도달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대학생들의 왜곡된 역사인식에는 우리 기성세대들의 책임도 크겠지만 대학생들의 시각이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편협된 데서 온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21세기 국제화·정보화시대의 주역이 될 대학생들의 보다 폭넓고 다양한 시각이 아쉽다. <최중규·서울 성동구 광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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