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천교 건설 4년 째 중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경기도 안산시 사동 사리포구와 반월·시화공단을 잇는 화정천교 건설공사가 공정 50%에서 중단돼 짓다만 교량골조가 4년 째 방치되고 있다..
이는 사업 시행처인 수자원공사 측이 교량건설로 생업의 터전을 잃게되는 어민 등 주민이주 대책도 제대로 마련치 않고 공사를 착수했다가 주민들이 이주대책 수립 후 공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며 공사를 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반월·시화공단에 이미 입주한 1천5백여 개 기업체들이 물동량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근로자들 또한 복잡한 도심을 통해 출퇴근하느라 불편을 겪고 있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시화지구 간척사업을 시행중인 수자원공사는 안산시내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폭증하는 반월·시화공단의 물동량 수송을 돕기 위해 총 11억 원의 예산을 투입, 사리포구에 폭25m·길이 1백m의 교량을 건설하는 사업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3월 완공을 목표로 88년4월부터 공사를 벌여왔다.
수자원공사 측은 이에 앞서 시화지구 개발사업계획을 고시(89년 10월14일)하는 과정에서 사리포구 앞 바다 어장에서 조업하는 어민들과 사리포구 주변에서 횟집 등을 운영하는 주민들이 『교량을 건설하면 어선 입·출항이 불가능해져 생활의 터전을 잃게된다며 반발하자 고시일 이전에 안산시에 등록된 어선에 대해서는 조업중단과 관련한 피해보상을 실시하고 매립지인 옹진군 대부도 일대에 택지를 조성, 2백88가구 3백 명의 어민들을 93년 5월까지 이주시키기로 했다.
수자원공사는 이에 따라 88년 10월부터 89년 5월 사이 교량건설로 조업을 중단해야하는 어선 1백43척 중 고시일 이전에 등록한 1백11척의 어선에 대해보상비를 지급했으나 주먹구구식 이주대책으로 이주단지 조성이 당초 계획보다 3년 이상 지연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자 89년 하반기부터 공사를 중단했다.
공사 측은 당초 『93년5월까지 매립지인 옹진군 대부도 일대에 이주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으나 뒤늦게 수도권 정비계획법 상 이 지역에 대규모 이주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불가 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농진공이 조성중인 화옹 간척사업지구 내에 이주단지를 조성키로 했다가 농진공 등이 「이수단지 수용불가」방침을 통보하자 또 다시 계획을 변경,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 공유수면 매립지(40만1천평방m)에 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오이도 이주단지 조성공사가 97년 이후에나 완공될 전망이어서 수자원공사가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교량공사 중단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찬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