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투비투자 앞당긴다/정부 「불안해소」에 맞춰 움직임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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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경련 조기집행 곧 결의/상반기중 1조1천억 투자/현대/반도체·중공업에 대폭확대/삼성
정부가 잇따라 기업 불안해소 자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대기업그룹들은 그동안 갖가지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루거나 망설여왔던 설비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거나 조금씩 늘린다는 계획으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는 1·4분기중 연간 계획대비 19%에 불과한 투자실적을 상반기안에 44%선인 1조1천억원으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자동차 엔진공장 및 신차개발투자 8천2백억원,반도체 16메가D램 양산라인 7천2백억원 등의 설비투자를 조기집행할 계획이다.
삼성은 당초 4천3백억원으로 잡았던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투자를 40% 늘어난 6천억원으로 확대하고 중공업쪽 투자도 늘릴 계획이어서 올해 설비 투자액이 3조원 규모로 늘어났다.
대우 역시 올해 1조1천3백억원으로 잡았던 설비투자를 상반기중 조기집행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전체 투자액을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금호는 97년까지 5년간 타이어 및 석유화학 분야에 총 1조3천4백억원을 투자하고 첫해인 올해에는 2천7백85억원을 투입한다는 장기투자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 전경련도 8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30대 그룹이 중심이 되어 투자확대 및 올해 설비투자액의 조기집행을 결의할 계획이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19%가량 늘어난 15조여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나 상반기 집행 및 집행예정액은 5조7천여억원 밖에 되지 않았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그룹 회장들이 그동안 해외투자는 예정대로 집행하면서도 국내투자는 경제·사회적 환경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대개 미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2∼3년간 설비투자가 부진했기 때문에 투자부진이 1∼2년 더 계속되면 공급부족으로 인한 인플레를 우려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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