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경우 최근 15개월새 300∼500명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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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내손님 접대/해외공관 “몸살”/「주일」 백29회… 하루 8만여원 경비지출/지방의회 의원까지 가세… 업무 큰 지장
재외 공관들이 국내에서 찾아오는 손님 접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손님들이 공관에 요청하는 내용 가운데 대부분은 민간여행사들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할수 있는데도 품위유지 등을 이유로 공관에 손을 벌리는 바람에 예산 낭비는 물론 공관의 고유업무가 차질을 빚을 정도다.
외무부가 최근 주요 공관으로부터 보고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본·미국·영국·이탈리아 등 주요 공관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15개월동안 3백∼5백명 정도씩의 국내 인사를 영접했고 공항출영·오찬·만찬 등 영접비용만도 2만∼5만달러. 그러나 실제로 해외공관들이 맞는 손님수는 공식적으로 보고한 숫자의 두배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게 외무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최근 15개월(92년 1월∼93년 3월) 동안 국내 손님을 가장 많이 접대한 공관은 주일대사관.
주일대사관은 모두 1백29차례에 걸쳐 장관급 이상 7명,차관급 14명,국회의원 50여명 등을 포함해 모두 5백25명의 손님을 접대했다.
대사관의 외무부 직원이 모두 29명이니 한사람이 평균 18명을 접대한 셈인데 공항 출영·송이 1백51회,오찬·만찬이 71회나 됐다.
손님 접대에 든 경비는 공식경비 외에 대사관이 따로 4만9천9백11달러,하루에 1백9달러(8만7천2백원)의 과외경비를 쓰고 있다.
주일대사관 다음으로 손님을 많이 접대한 곳은 주영대사관으로 모두 1백회에 걸쳐 3백65명을 맞았으며,영접비용만도 4만4천57달러에 이르렀다. 공항에 나가 손님을 맞고 보낸 것이 1백회였고 오찬 10회,만찬 45회,안내 1백횔 등이었다.
손님맞이 일손이 바쁘기는 주미대사관과 주뉴욕 총영사관·주로스앤젤레 총영사관도 마찬가지.
주미대사관의 경우 모두 79회에 걸쳐 1백91명의 국내인사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데 4만8천9백달러를 썼으며,주뉴욕 총영사관은 2백74명,주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은 1백23명의 손님을 각각 맞았다.
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주시드니 총영사관도 손님접대에 몸살을 않고 있는 공관중 하나로 각종 연수단 3백80명을 포함할 경우 45백76명의 국내인사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특히 최근에는 지방의회 의원들까지 해외여행에 나서 편의제공과 일정을 주선해달라고 공관에 요청하는 바람에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른 부처 공무원들은 외무부 직원들이 별 하는 일 없이 호화생활로 빈둥댄다고 불평하지만 외무부측은 공무 외의 사적인 서비스까지 요구하는 행태는 줄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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