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GM사 독 폴크스바겐 사람 빼돌리기 법정 공방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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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3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부사장에서 독일의 폴크스바겐(VW)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로페즈씨를 둘러싸고 양사의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다.
GM측은 로페즈씨의 이적직후 그가 자사의 기밀서류를 빼내갔다며 배임죄로 고발했고 이에 대해 그동안 방어적인 자세를 견지해온 VW와 로페즈측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도 불사한다며 강경대응쪽으로 선회할 자세를 보이고 있다.
GM은 로페즈씨가 사임 며칠 전에 GM의 독일내 자회사인 오펠사에서 열린 유럽전략회의에 참석했었고 회사를 옮길 때 이 회의에 제출된 중요서류를 포함한 1만장에 가까운 내부자료를 갖고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GM은 이들 서류에는 부품구입가격과 새로운 차종의 개발계획에 대한 정보 등이 들어있으며 『로페즈씨는 서류입수 전부터 VW로의 이적을 결정하고 있었다』고 비난하고있다.
반면 로페즈씨는 『GM에서 갖고 온 것은 개인적인 경험과 노하우뿐이며 비밀서류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GM이 자신에 대한 신뢰손상을 노리고 있다고 공박하고 있다.
이를 둘러싼 양사의 법정공방에서 GM은 먼저 VW가 오델사에 대한 「조직적인 사람 빼내기」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명령을 받아냈으나 로페즈씨가 이적한 후 곧 뒤이어 VW로 자리를 옮긴 7명의 전 오펠사 간부에 대해 1년간 VW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하는 소송에서는 패소했으며 본소송인 로페즈씨의 배임여부를 둘러싼 조사는 최소한 앞으로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여 양사의 명예를 건 이번 소송은 장기전의 양상을 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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