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 D-13 … 광주에서 합동 연설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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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5일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맞붙었다. 광주는 범여권의 주된 지지기반이다. 두 후보는 호남민심 잡기 구애 경쟁을 벌였다.

이 후보는 "이제까지의 대통령은 반쪽 대통령이었지만 저는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받는 완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잘사는 호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지역색이 약한 후보, 지역주의 종식을 위해 애쓰고 있는 후보임을 부각했다.

박 후보는 "어제 광주에서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고 27년 전 광주의 비극에 마음이 아팠다"며 "역사의 아픔을 풀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 시절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만난 일을 언급하며 DJ는 자신을 "국민 화합의 최고 적임자"라고 말했다고 전한 뒤 "(DJ의) 그 말은 국민 화합을 박근혜가 꼭 해내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연설회 전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5.18 사태 당시 최규하 대행과 중동 공사 수주 관계로 사우디에 있다 급거 귀국했다. 광주사태는 광주시민의 희생으로 완성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 측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하 의도는 없었다. 자신을 '6.3사태의 주역'이라고 설명하다 보니 다른 뜻이 없이 나온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빅2의 격돌과는 별도로 각 캠프 진영은 사생결단식 싸움을 이어갔다.

이 후보 측 박형준 대변인은 "박근혜 후보 캠프 '2030 국민참여본부'의 김성조 본부장이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비방하는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 제작을 위해 대학생들에게 1000만원을 현금으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후보의 청년보좌역이자 청년.대학생 팀장 황모씨와 제보자 김씨가 나눈 대화"라며 녹취록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캠프에서 대학생 정치의식 용역조사를 의뢰한 것을 금품 제공이라고 왜곡하고 있다"(이혜훈 대변인)고 반박했다.

박 후보 측은 고 최태민 목사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구속된 김해호씨와 이 후보 측 간의 관련성을 집중 부각했다.

이혜훈 대변인은 "이 후보 캠프의 정책홍보단장이 김씨의 박 후보 허위 음해 기자회견문을 작성해 주고 국정원 보고서를 전달했다는 의혹으로 체포돼 영장이 청구됐다"며 "이 후보 캠프의 몸통이 국정원까지 동원해 가장 악질적인 네거티브 공작을 자행한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후보 측 최경환 의원의 '이명박 후보의 옥중 출마 가능성' 발언 보도도 파문을 낳았다. 이 후보 측 장광근 대변인은 "철천지 원수에게나 퍼부을 법한 저주"라고 비난했고 최 의원은 "옥중 출마 얘기는 기자들이 먼저 꺼낸 것이다.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고 반박했다.

서승욱 기자, 광주=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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