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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신임 감독 "20세 이하서 5명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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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핌 베어벡 감독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베이징 올림픽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박성화(52.사진)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선임됐다.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팀 감독 후보 4~5명을 놓고 논의한 결과 박 감독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박 감독은 청소년팀 감독과 대표팀 감독대행 등 풍부한 경험을 갖췄고, 현 올림픽대표팀 연령대 선수들을 청소년 시절 지도해 잘 파악하고 있다. 또한 포백 수비 등 현 대표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기술위원회는 당초 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하고 접촉했으나 본인이 고사하는 바람에 현 대표팀 홍명보 코치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2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지난 아시안컵 3~4위전(일본전)에서 퇴장당한 홍 코치가 추가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내오는 바람에 다시 박 감독을 설득했다고 한다.

부산 아이파크 감독 자리를 17일 만에 내놓고 올림픽팀을 이끌게 된 박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부산 구단과 팬들에게는 백번 사과드려야 한다. 하지만 올림픽팀의 급박한 사정을 듣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홍 코치는 올림픽팀에서 꼭 필요한 지도자다. 홍 코치와 통화해 그가 올림픽팀 수석 코치를 맡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지나치게 수비 위주의 축구를 한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수비 조직력을 강조하는 것이지 수비 축구는 아니다. 축구의 색깔은 팀의 전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멤버 중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가 많다. 5명 정도는 올림픽팀으로 발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동래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박 감독은 국가대표로 A매치 88경기에 출전해 25득점을 올렸다. 프로축구 부천 유공과 포항 스틸러스 감독을 거쳤으며, 2001년부터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아 2002년과 2004년 아시아 청소년(U-19) 선수권대회 2회연속 우승을 차지 했다. 청소년대표팀에서 박주영.김진규(이상 서울), 김영광(울산) 등을 지도했다.

한편 이영무 위원장은 "박 감독을 보내 달라고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정몽규 회장)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도 "내가 가겠다고 한 것보다 위에서 '가는 게 좋겠다'고 양해한 측면이 크다"고 말해 축구협회 정몽준 회장과 현대산업개발(부산의 모기업) 정몽규 회장의 의중 아래 이번 일이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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