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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무상인가 … 변신인가' 루이뷔통 모델 고르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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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냉전 해체의 주역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76.러시아 초대 대통령)이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루이뷔통의 가방 광고 모델로 나섰다.


'유명 인물의 여행'을 컨셉트로 내건 광고기획사는 글로벌 시대를 상징하는 유명 인사로 고르바초프를 선정, 모델을 맡아 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바초프는 1997년 피자 광고 모델로 나왔다 지도자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 광고 출연 제의도 처음에는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고르바초프 재단'에 지원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 사진은 고르바초프가 루이뷔통 가방을 옆에 두고 승용차 뒷자석에 앉아 있고 차창 밖으로는 베를린 장벽이 보이는 광경을 담았다. 촬영 장소인 베를린은 고르바초프가 직접 골랐다. 그는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던 89년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에게 독일 통일을 지지한다고 밝혀 베를린 장벽 붕괴와 통독의 물꼬를 텄다. 그 여파로 90년 소련이란 사회주의 제국이 해체됐고, 절대 권력의 심벌이던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란 타이틀도 반납해야 했다.

이 광고 사진은 올가을 미국 패션 잡지 '보그(Vogue)'에 게재되고 이후 세계 각국의 유명 잡지에도 실릴 예정이다. 광고계에서는 고르바초프가 모델료로 13만 달러(약 1억2000만원)를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돈은 전액 그가 운영 중인 재단으로 들어간다. 그는 10년 전 피자 광고에 출연해 받은 모델료 100만 달러도 이 재단이 운영하는 도서관과 문서보관소 건립자금으로 기증했다.

유철종 기자

바로잡습니다 기사와 사진 설명에서 옛 소련 대통령을 지낸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러시아 초대 대통령으로 잘못 나갔기에 바로잡습니다. 고르바초프는 러시아가 아니라 소련의 초대이자 마지막 대통령입니다. 1990년 3월 대통령에 올라 91년 12월 소련이 붕괴할 때까지 재임했습니다. 러시아의 초대 대통령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보리스 옐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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