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카페] 가자! 공룡 친구 찾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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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스테고사우루스.트리케라톱스.브론토사우루스….

'엄마의 힘'(?)은 위대합니다. 취재원 이름도 기억 못해 쩔쩔매는 제가 수억년 전 공룡들 이름을 이렇게 꿰게 되다니…. 차 종류에 폭 빠져 있던 큰 아이가 지난 가을부터 공룡으로 방향을 돌렸거든요. 조그만 고무 공룡들을 늘어놓고 혼자서 쫑알대지 않나, 멋대로 공룡 이름을 만들어 부르면서 킥킥대곤 합니다.

그래서 '서대문 자연사박물관'(http://namu.sdm.go.kr)에도 데려갔어요. 지구의 생성과정.생물.광물.화석에 관한 표본을 수집.전시해 놓은 곳이죠. 무엇보다 거대한 공룡 화석 모형들이 압권이었습니다. 또 아기 공룡의 모험을 그린 3차원 입체영화 '딩키'를 상영하는데, 아이가 넋을 잃고 보더군요.

그 곳에 다녀온 뒤 '와! 공룡뼈다'(비룡소) 같은 그림책을 설명하기가 좀 수월해졌습니다. 한 조각씩 찾아낸 뼈들을 조합,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하게 되는 과정을 단순하고 산뜻한 글과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책이죠.

입체북 '공룡을 찾아서'(아이세움)는 공룡 관련 그림책으로는 최고의 스테디셀러입니다. 이제 다섯 살 된 제 아이에겐 좀 어려운 내용도 있지만, 기초적인 사항들이 일목요연하게 담겨 있어 두고 두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공룡은 무엇으로 자랄까'(여명미디어)는 사랑이 넘치는 공룡 가족에 관한 짧은 동화와 함께 단편적인 지식들을 좀더 쉽게 설명해 놓은 책입니다.

미국 작가 버나드 모스트의 '꼬마 공룡 모여라' '너, 공룡 사촌이니?' '공룡은 어디로 갔을까'(이상 비룡소)도 아이가 요즘 즐겨보는 그림책입니다. 공룡들을 비슷한 크기의 사물이나 비슷한 모양의 현대 동물과 재밌게 비교, 사고의 폭을 넓혀주죠.

그런데 제 아이가 겁이 많아서일까요? 그림책을 보면서 "엄마, 얘(공룡)는 사람 잡아먹는대? 얘도 사람 잡아먹어?" 하고 연신 물어댑니다. '멸종'이라는 개념이 이해되지 않아 어디선가 공룡이 나타날 것 같나 봐요.

아무튼 꿈도 공룡꿈만 꾸는 '공룡병 중증' 아이들도 많다죠? 글쎄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게 다 자라는 과정이라니까요.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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