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쓴 사람은 대통령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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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전초전이다. 각 정파의 대통령 후보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니 누가 된다고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래도 어떤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둥 대통령의 조건보다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귀가 더 쏠리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한자리 노리는 정치가, 교수, 법조인, 언론인들은 나름대로 줄을 잘 서야겠고 일반 국민들과 재계의 CEO들도 나름대로 후보를 잘 분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일 매스컴의 주요 단골 메뉴로 등장한 지 오래다.

'유비 통신'도 은근슬쩍 재미를 더해간다. 언론에도 보도된 바와 같이 대선예측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심진송씨는 북한 김일성 주석의 사망을 예측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무속인이다.

그녀는 이미 오래전 올해 대선에서 당선될 사람을 발표했다. 그녀는 백두산 천지에서 재를 올리기 위해 오르던 중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바위에 앉아 쉬다가 잠깐 잠이 들었다. 꿈에서 그는 대관식 중앙에 있는 이를 분명히 보았다. 탄광에서 막 나온 듯, 논에서 일하다 나온 듯 덥수룩한 수염의 남자였다.
 
◆덥수룩한 수염의 남자인가, 무궁화를 아끼는 여자인가?
 
H절 주지인 S 스님은 1996년 이회창 대세론이 파다하던 무렵 제일 먼저 김대중후보의 당선을 예언해서 적중시켰다. 그 후 정가에서 ‘현대판 무학대사’로 불리고 있다. 그는 오래 전에 여자대통령을 지목한 적이 있다. 그녀는 25년 넘게 무궁화 심기운동을 전개한 호남출신 M씨로 알려졌지만 2007년도 대선에 도전 여부는 분명치 않다.
 
또 어떤 풍수 전문가에 의하면 1990년 이후에는 물가에서 태어난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천지간 기운의 흐름이 화(火)에서 수(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세 대통령은 모두가 큰 물, 정확하게 바다 근처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YS는 거제도, DJ는 하의도, 노무현은 남해에 인접한 김해 진영에서 태어났다. 반면에 초대 이승만대통령은 황해도 평산 출신이고 윤보선은 서울, 박정희는 경상북도 선산, 최규하는 강원도 원주, 전두환은 경상남도 합천, 노태우는 경상북도 대구다. 그들은 모두 내륙출신이 아닌가.
 
간담회에 초청된 K대의 어떤 교수에 의하면 한나라당 경선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첫째, 이명박 예비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박근혜 예비후보와의 차이가 경선 직전까지 10%를 훌쩍 넘으면 이후보가 당의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지지도 차이가 5~10%의 경우, 경선의 결과는 박빙이 될 것이다. 이 경우 쌍방 협력은 어렵다고 전망된다. 셋째, 지지도 차이가 5% 미만일 경우는 경선 자체의 존재여부도 걱정된다는 것이다.
 
◆과거 민정당 진영과 민주· 산업화 진영과 반한나라당 진영간이 싸움
 
대선 판도가 굴러가면서 김종필 전 총리인 JP의 역할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벌써부터 DJ가 공개적으로 훈수를 던지고 , 이명박 예비후보 출판기념회에 YS가 참석하는 등 원로정치가 작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대선은 독불장군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진영과 진영끼리 붙는 것이다.
 
요즘은 시장에서도 그렇다. HD(High Definition)표준싸움도 치열하다. 차세대 DVD(Digital Versatile Disc) 기술표준은 소니를 주축으로 삼성과 필립스 등의 ‘불루레이’ 진영과 도시바를 주축으로 하는 NEC, 인텔, MS가 가세한 HD-DVD진영 간에 치열한 경쟁이다.
 
항공산업도 진영간 싸움이다. 에어프랑스, 알이탈리아, 대한항공 등이 주축으로 ‘스카이 얼라이언스’가 있다. 반면에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루프트한자, 아시아나 등이 주축이 된 ‘스타 얼라이언스’도 있다.
 
그러고보니 박근혜 예비 후보는 전두환 대통령 당시 지금의 ‘300억원에 해당하는' 6억원을 받았다고 시인함으로써 아버지 박정희 전대통령을 포함한 과거 민정당 진영임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이명박 예비후보 역시 그렇다. 민주화 세력 이재오 최고위원과 TK의 박희태 의원과 YS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민주· 산업화 진영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 노동당을 제외한 반한나라당 세력은 진통을 겪고 있으나 크게 보면 DJ진영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YS와 DJ는 과거 이승만 정권부터 민주투쟁 벌여온 과거 민주당의 구파, 신파 출신 정치 세력이 아닌가.
 
여하간 간담회에 초청된 전문가 교수도 끝내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 에는 입을 열지 못했다. 진담 반· 농담 반 누가 대통령이 될지 전망해 본다. 안경 낀 사람은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들은 안경을 끼지 않았다. 과도 내각 허정 수반과 내각제 시절 장면총리 그리고 최규하 대통령이 안경을 낀 이들인데 국가 지도자로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었다. 만약 안경 낀 이가 대통령이 된다면 여자대통령 탄생과 같이 이변에 속할 것이다. (한국CEO연구포럼 연구위원장)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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