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美서 일군 성공신화 '핑크베리'

중앙일보

입력

미국 뉴욕주 맨해튼 8번가에 위치한 프로즌 요구르트 가게인 '핑크베리'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프로즌 요구르트(요구르트를 얼린 아이스크림의 종류)는 아이스크림의 대체식으로 미국에서 지난 1980년대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웰빙 바람을 타고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 상승의 배경에는 핑크베리가 있다.

핑크베리는 2005년 설립된 이후 아시아적인 정서와 톡톡튀는 기업가 정신을 가미, 다른 브랜드들을 제치고 단연 돋보이는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핑크베리는 로스엔젤레스 40개, 뉴욕 3개 점포를 갖고 있다. 매 점포마다 하루 평균 1600명의 고객들이 몰린다. 핑크베리의 대표상품은 '녹차 프로즌 요구르트' 제품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뉴욕에 거주하는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핑크베리 매장을 직접 찾아와 투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핑크베리가 인기를 끌자 스노베리, 아이스베리, 베리굿, 키위베리 등 모방 브랜드들도 잇따라 시장에 가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비즈니스면을 크게 할애해 한국인 사업가가 시작한 핑크베리가 미국에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핑크베리 성공신화의 주인공은 바로 한국인 유학생 출신인 셸리 황(한국명 황혜경)씨와 이영씨다. 황혜경씨는 서초고를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에서 직접 사업일선에 뛰어들었다. 이영씨는 어릴때 미국으로 이민와 건축 디자이너로도 크게 성공했다.

황씨는 첫번째 사업으로 '하이 티'(high tea)라는 작은 레스토랑을 웨스트 헐리우드에 냈지만, 실패를 경험했다. 이후 이영씨를 만나 과일을 얹은 시큼한 맛이 나는 신선한 프로즌 요구르트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핑크베리는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 위해 일반 프로즌 요구르트의 판매대가 밖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스타벅스처럼 매장 안으로 끌어들였다.

뉴욕 파슨즈디자인스쿨 출신인 이영씨는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내부 인테리어를 공들여 설계했다. 그는 아크릴 유리와 스테인리스 스틸로 장식하고 1980년대 유행음악을 틀어 복고풍을 강조했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영씨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식료품 가게보다는 백화점 같은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씨와 이씨는 지금껏 핑크베리 점포 가맹점 가입신청서만 미국 전역에서 3000장을 받았다. 이들은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 확립을 위해 대부분 직영점 위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브랜드가 정착함에 따라 앞으로 미국 전역으로 프랜차이즈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들은 우선 8곳을 선정, 미국 확장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새 매장은 라스베이거스, 플로리다, 애리조나 지역에 우선 설립한다. 또 첫번째 영국 매장도 런던에 준비중이다.

한편 FT는 한국 프로즌요구르트 브랜드인 레드망고도 '건강 프로즌요구르트의 원조'를 내세우며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1호점을 열었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