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4백79명 대상 여론조사 레튼(체조) 해밀(피겨) 미 최고인기 선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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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공부만 잘한다고 우등생이 될 수 없듯이 운동만 잘한다고 해서 훌륭한 운동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기있는 운동선수가 되려면 뛰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깨끗한 매너, 성실한 자세, 활발한 활동 등이 뒤따라야 한다.
미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운동선수는 누구일까.
댈라스에 있는 한 여론조사회사가 지난해말 무작위로 추출한 1천4백79명을 상대로 실시한 현역 및 은퇴선수 8백9명에 대한 인기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운동선수는 체조의 메리루 레튼과 피겨스케이팅의 도로시 해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현역에서 은퇴한 이들은「위대한 미국」「미국의 자존심」을 세워줬다는 점에서, 그리고 은퇴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84년 LA여름올림픽 여자체조 금메달리스트인 레튼은 당시까지만 해도 구소련·루마니아등 동구권의 독무대였던 여자 체조계에 혜성처럼 등장, 우승을 차지함으로써「미국의 영광을 재현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또 해밀은 76년 인스브루크 겨울올림픽 여자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둘은 모두 선수생활을 오래 하지 않았지만 현재 25세인 레튼, 36세인 해밀은 은퇴 후 강연·시범활동을 계속하고 있어 지금도 1주일에 수백통씩의 팬레터를 받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역 선수 중에는 농구의 마이클 조던(시카고불스), 미식축구의 조 몬태나, 야구의 놀런 라이언(텍사스 레인저스), 아이스하키의 웨인 그레츠키(LA킹스)가 각 부문 인기 1위로 나타났다.
반면 아내 폭행-이혼-성폭행 혐의-구속 등으로 점철된 전세계헤비급 복싱챔피언 마이크 타이슨이 가장 인기 없는 선수로 뽑혔다.
그 뒤를 이어 마약에 관련된 야구의 피트 로즈,「코트의 악동」으로 불리는 테니스의 존 매켄로, 거친 매너로 악명이 높은 야구의 호세 칸세코(플로리다 머린스)등이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이 싫어하는 선수들로 나타났다.
팀 구단주중엔 전제군주스타일로 감독과 끊임없는 불화를 일으킨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조지·스타인브레너가 가장 인기없는 구단주.
한편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 홈런왕 베이브루스는 전체의 97%가 넘는 사람들이 이름을 알 정도로 유명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은퇴한 야구선수 중 가장 인기있는 선수는 베이브루스가 아니라 그의 홈런 기록을 깨뜨린 흑인 홈런왕 행크 에런(본명 헨리 에런)이었다. 여자테니스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의 경우 종종 동성연애로 구설수에 오름에도 불구하고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재니퍼 캐프리어티, 세계랭킹 1위 모니카 셀레스를 제치고 현역 여자테니스 선수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브라틸로바는 동성연애 사실을 숨기지 않고 솔직히 털어놓음으로써 미국인들로부터『정직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인기순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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