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 미술품 입찰에 발끈 미 크리스티 경매장 출품|장철욱씨 작품 『겨울 풍경』 반환소 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지난달 27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단독 경매됐던 한국 미술품 가운데 현대미술품 한 작품이 공익 기관 전시를 전제로 하여 기증된 작품이라는 주장과 함께 작가가 이를 경매에 내놓은 원소유자를 대상으로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작품은 장철욱씨 (43·현재 일본 동경에서 작품 활동 중)가 79년 제작한 서양화 『겨울 풍경』. 사실주의 기법의 유화로 된 이 작품은 크리스티측의 낙찰 예상가가 1천∼2천 달러였으나 경매에서는 유찰 됐었다.
장씨는 크리스티 경매에 작품을 내놓은 원소유자인 일본의 (주)렌도호프를 상대로 최근 홍성모·박헌수·허공·백승호씨 등 4명의 재일 교포 변호사를 통해 (주)렌도호프가 보관중인 자신의 작품을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통지서를 보냈다.
장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 작품은 85년 일본 오사카에서 재일 교포 실업가이던 허영중씨 (전 국제 페리 대표·현재 구속 수감 중)를 중심으로 건립이 추진되던 한국 국제 문화 센터에 기증을 전제로 해 86년 당시 이 센터 추진 위원회 사무국장이던 허씨와 소유에 관한 회화 증여 계약을 체결하고 맡겼던 2백여점의 작품중 하나라는 것.
그러나 3년전 일본 이토만 (주)이 허씨를 외국 회화 판매에 대한 폭리 혐의로 고소, 허씨가 구속됨으로써 한국 국제 문화 센터의 건립이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도산 위기에 처한 이토만 (주)의 정리를 맡은 (주)렌도호프가 지난해 12월 작가 장씨를 찾아와 그가 허씨에게 보관을 위탁했던 회화 작품 2백20여점 가운데 80여점을 허씨로부터 담보로 잡아 보관중임을 알리고 본인이 재구입 하지 않을 경우 미국 크리스티 경매 시장에 내놓아 판매할 것임을 밝혔다는 것이다.
장씨는 『렌도호프측에 이의 부당성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 경매 기사 (본보 4월29일자)를 통해 결국 작품이 경매에 오른 것을 확인, 법적 대응을 강구키로 했다』고 밝히고 『렌도호프측이 통지서에 대한 답변을 해오지 않을 경우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해 반드시 작품을 돌려 받겠으며 이 작품들을 한국과 일본 안에 있는 미술관에 50년 이상 보존할 것을 전제로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장씨는 홍익대 출신으로 국내에서 「선과 색」 「신작전」 등을 통해 활동했으며 81년 도일, 현재 일본 예술 신문사가 발행하는 『미술명전』 서양화 재외 작가편에 호당 20만엔의 작가로 수록돼 있다. <홍은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