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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클'로 인한 검색순위조작 '어이할꼬'

중앙일보

입력

정보통신부가 30일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진 가운데, 주요 안건인 검색순위조작 규제방안을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통부가 정의한 검색순위조작 규제안 가운데 포털의 검색순위 조작 방지 부문에 대해서는 네이버나 다음 등 대부분의 포털들이 이미 대책을 세워 실행에 옮기고 있지만, 이른바 '광클'로 불리는 일반 유저들의 집단적인 클릭을 막을만한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검색순위조작하면 과태료 3000만원

30일 정통부가 발표한 개정안에 따르면, 누구든지 컴퓨터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집단적으로 인터넷에 명령어를 입력해 검색순위를 조작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위반시에는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한다.

포털의 프로그래밍이나 명령어를 통한 검색순위 조작 이외에도 수작업에 의한 순위 조작까지 포괄적으로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일평균 방문자수 10만명 이상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자(포털 22개)는 모두 정보 검색순위 조작 방지를 위한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동일 IP 또는 특정 IP 집단에서의 다량 클릭을 방지하고, 이로 인한 검색순위 블랙리스트를 확보해 운용토록 하는 것이다.

프로그래밍을 사용하거나 명령어를 통해 검색 순위를 조작하는 주체는 포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포털들은 이 같은 검색순위 조작을 이미 내부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 그렇다 해도 법으로 명문화하고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타당하는다는 게 포털업계의 중론이다.

◇'광클' 규제 실효성 논란

문제는 이번 개정안에 카페 회원들이나 팬클럽 등 일반 유저들의 집단적인 클릭에 의한 순위조작까지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는 것.

팬클럽 등에 의해 특정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노출되거나, 특정 기업, 제품, 웹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집단적인 클릭을 유발하는 행위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

그러나 이 경우, 팬클럽이나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광클'로 인해 범법자로 몰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으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전국 단위로 분산돼 집단적인 클릭이 이루어질 경우, 개별 IP들을 일일이 찾아내 광클 여부를 분석하는 것 자체도 쉬운 작업이 아니다. 법 집행의 실효성 논란이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이 나왔다고 보기 어렵고 공청회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지켜보고 있다"며 "포털 법안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규제방법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할 듯 하다"고 밝혔다.

인터넷기업협회 역시 카페나 팬클럽 등 복수 유저들의 집단적 광클의 경우, 사회적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고 어느 선까지 규제해야 할 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팬클럽이나 카페 회원들의 검색순위 조작 역시 여론을 조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공청회를 통한 여론 수렴 및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화 할 것"이라고 전했다.【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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