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실장, 조석래 회장 발언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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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조석래 회장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변 실장은 29일 한국능률협회.무역협회가 주최한 제주도 하계 세미나에서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해야 할 전경련 회장께서 며칠 전 여기 제주도에서 부동사 투기쯤은 공직을 맡는 데 아무 문제가 없고, 차기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시대착오적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이 말하는 경제 대통령은 아마도 부자 대통령을 말하는 모양"이라며 "부동산 투기든, 무엇이든 해서 무조건 부자가 되는 게 경제를 하는 게 아니다"고 비꼬았다.

특히 변 실장은 "전경련 같은 단체가 전 세계 어디에 있느냐"며 "비정규직을 나 몰라라 하고, 사회 통합을 나 몰라라 하고, 강자 독식 논리만 주장해서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어린애처럼 젖 달라고 울기만 하지 말고, 어른답게 강자답게 가진 자답게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곳을 배려하는 지도적 집단으로 우뚝 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청와대는 변 실장의 발언을 하루 뒤인 30일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조 회장은 25일 제주에서 열린 전경련 하계 포럼에서 "옛날에 시골에 땅 좀 샀다고 나중에 총리가 되지 못한 사람도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다 들추면 국민 중에 제대로 된 사람 없다" "차기 대통령은 경제를 제일로 삼는 경제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해 사돈 관계인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를 옹호했다는 논란을 불렀다.

◆기부 기업에 세제 혜택 확대=변 실장은 "정부는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부에 대한 세제상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공익법인에 대한 주식 출연이나 주식 보유에 대한 제한을 완화할 계획"이라며 "당초 주식 출연을 제한한 이유는 재벌의 변칙 증여를 막기 위한 것인데 공익법인의 투명성이 강화된다면 더 이상 이런 규제는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집단 이외의 공익법인에 대해 결산 공시, 회계기준 제정 등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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