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럽 화성탐사선 '우주 미아' 될 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 7일 오후 9시15분(한국시간) 독일 다름슈타트시에 있는 유럽우주작전센터(ESOC). 대원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25일 화성 착륙을 시도한 뒤 실종된 유럽의 화성탐사 착륙선 '비글2호'로부터 혹시나 생존신호를 포착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비글2호와 2주 동안 수차례 교신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아직도 두절된 상태다.

그 시간을 특히 기다렸던 것은 그때 화성궤도를 돌고 있는 탐사 모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비글2호 예상 착륙지점의 상공 3백50여km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탐사선과 착륙선이 가장 근접하게 돼 비글2호가 '살아있다면' 교신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영국 록밴드 '블러'가 만든 9개 음조의 신호는 결국 들려오지 않았다.

"슬픈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그러나 이것이 마지막 시도는 아닙니다"라는 비장한 목소리가 전해지자 우주센터엔 침묵이 흘렀다.

지난 4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스피릿으로부터 최초의 화성 컬러사진이 전송되면서 유럽 우주탐사 본부인 유럽우주국(ESA)은 더욱 난감하게 됐다. 비글2호가 화성 미아로 전락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한경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