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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한인 한의사 의문의 피살, 출근길 집앞서

중앙일보

입력

미주중앙30대 한인 한의사가 출근길 자신의 집 앞에서 괴한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아 피살됐다.

LAPD 풋힐경찰서에 따르면 오제권(38.사진)씨가 27일 오전 7시30분쯤 힐로즈 스트리트와 마운트글레선 애비뉴 인근에 있는 자신의 집앞에서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채 이웃에 의해 발견됐다.

오씨는 당시 집 앞에 주차된 자신의 은색 2005년형 애큐라 차량 옆 가로등에 모로 기댄 채 발견됐으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풋힐경찰서의 베런 수사관은 "최초 목격자인 이웃이 오씨를 발견해 911로 신고한 뒤 집안에 있던 오씨의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오씨가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던 중 자신의 차에 탔다가 다시 차 밖으로 나오면서 둔기에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도끼 자루 형태의 흉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여러가지 방향으로 수사중이나 강도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런 수사관은 "오씨의 차량 지갑 시계 현금 등 현장에서 사라진 금품이 없어 단순 강도로 보이진 않는다"며 "면식범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씨는 버뱅크 지역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한 한의원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씨의 가족들은 충격이 큰 듯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집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피살된 오제권(38·미국명 크리스)씨는 한인타운내 사상한의원 오병호 원장의 막내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따라 한의사의 길로 들어섰다.

가주한의사협회(회장 김갑봉)에 따르면 오씨는 사우스베일로 한의대학을 졸업한 직 후인 11년전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의사가 된 오씨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지 않겠다며 수년간 타운과 오렌지카운티의 한의원 등에서 근무해왔다.

오씨는 그러다 4~5년전 버뱅크에 자신의 한의원을 개업하면서 더욱 의욕적으로 일했다.
이후 영어에 능숙한 오씨는 한인 한의사로는 드물게 주로 외국인 환자들을 상대했다.

또 오씨는 협회 정회원으로서 2달에 1번씩 실시되는 한의사 의무교육에 지난 1월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았을 정도로 협회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오씨의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타운내 한의업계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오씨는 성실하고 열심히 근무해온 한의사”라며 “원한이나 악감정 때문에 오씨가 살해됐을리 없다”고 말했다.

USA 중앙 정구현 ·박상우·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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