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린이날 준비바쁜 김경준 어린이대공원소장(일요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동심의 세계 비리란 없죠”/요즘은 유치원생도 질서 잘지켜/제발 대중교통 이용 놀러오세요
동심처럼 푸른 신록의 5월. 일흔한번째 어린이날이 다가왔다.
해마다 5월이 오면 서울 성동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김경준관리사업소장(56)은 어린이날을 맞이할 채비를 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게다가 올해 어린이날은 대공원 개원 20주년 생일잔치까지 겹쳐 더욱 종종걸음을 쳐야한다.
때문에 김 소장은 1백3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동물우리를 깨끗이 청소하고 꽃길을 다듬고 벤치등 휴식시설을 보수하고 놀이시설을 점검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올해 개원20주년
어린이날을 앞두고 1년 3백65일을 어린이처럼 동심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김소장을 만났다.
­과천 서울대공원개장(84년)이전까지만해도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어린이공원의 대명사로 불려왔습니다.
공원설립에 얽힌 얘깃거리가 있다면.
『이곳은 조선왕조 마지막 왕비인 순명왕후의 능이 있던 곳으로 54년이후 계속 골프장으로 사용돼오다 72년 6월 서울 컨트리클럽이 시에 무상으로 기증,73년 5월5일 개장됐습니다.
당시만해도 동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가족종합공원으로 잔디위에서 사슴이 뛰어다니는 전원 분위기를 갖추고 있었지요.
당시 박 대통령은 이 공원이 어린이날 개장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곳을 통과하는 버스번호에 모두 「5」자를 넣도록 지시,얘깃거리가 됐었지요.
지금도 이 주위를 지나는 버스들은 542,570,567,555,65번등 5자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어린이대공원의 주요시설과 행사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현재 대공원의 전체면적은 18만평으로 수목지역이 9만4천평,잔디가 2만3천평,그리고 시설지역이 6만5천여평입니다.
주요시설로는 1백여종 1천5백여마리의 포유류와 조류가 있는 동물원,4백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식물원,그리고 88열차등 23가지의 최신 놀이시설 및 수영장,야외음악당,인공폭포등이 있지요.
또 지난 83,84년 창경원에서 옮겨심은 벚나무 2천3백여그루가 만개하는 매년 4월 한달간 열리는 「밤벚꽃놀이」행사도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를 잡아 올해에는 모두 60만명의 시민들이 참가하는등 성황을 이루었지요.』
○주말 음악회등 계획
­강산이 두번 변하는 동안 이곳을 찾은 어린이들도 이제 성인이 됐을텐데요.
어진과 달라진 점과 바라고 싶은 점이 있다면.
『옛날에는 동물우리안으로 돌멩이와 유리병,못먹는 음식등을 던져 동물들이 다치거나 배탈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지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경우가 별로 없는 편입니다.
오히려 유치원 어린이들이 줄도 잘서고 쓰레기도 버리지 않는등 질서를 잘 지키고 있지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외국어린이들의 경우 꼭 공책을 준비,동물들을 찬찬히 관찰하고 선생님과 직원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며 알게 된것을 일일이 기록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지요.
그런데 우리 어린이들은 대충대충 둘러보고 자기들끼리 떠들기만할뿐 동물우리 앞에 있는 표지판도 제대로 읽지 않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동물들에게서 우리 어린이들이 배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동물들은 솔직하고 욕심이 없어요.
육식을 하는 맹수들도 자기배가 부르면 다른 동물을 해치지 않습니다.
부동산투기등 분에 넘치게 자기욕심을 채우는 사람보다 낫다고 할 수 있지요.
어미의 자식사랑도 인간보다 눈물겨울때가 많아요.』
­개장당시보다 명성이 다소 퇴색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80년대들어 용인자연농원,과천 서울대공원,롯데월드등 대규모 첨단위락시설들이 계속 생기면서 관심이 적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서울 동북지역의 유일한 대규모 자연공원이라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 어린이 손님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우선 공원내 1천5백여평부지에 삽살개·한우·진돗개 등 향토동물을 기르고 피·조·수수등 고유의 곡식·과일을 심는 향토자연학습관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할 계획입니다.
또 시립교향악단·합창단·가무단·소년소녀합창단·교향악단등 시립예술단체들의 주말정기공연을 추진하고 여름에는 1박2일로 캠핑을 할 수 있도록 무료 야영교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어린이날에도 수많은 어린이들이 이곳을 찾을텐데요.
『지난해 어린이날에는 모두 18만여명의 시민들이 입장,모두 3백78명의 미아가 발생했고 30여t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작년 쓰레기 30t
올해에는 약 20여만명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을것으로 예상되며 미아발생에 대비,1백90명의 자원봉사자들로 하여금 미취학아동들에게 2만개의 이름표를 달아주도록 할 계획입니다.
시민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점은 주차장이 5백대규모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서울출신으로 육사를 졸업하고 76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 입사,지난해 5월6일부터 대공원관리사업소장을 맡아오고 있는 김소장은 『어린이대공원은 서울안에 수목과 잔디가 어우러지고 동물관람과 놀이기구 이용을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항상 주인의식을 갖고 공원시설물등을 아껴줄 것을 당부했다.<정순모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