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미확인 내용 무차별 보도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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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선(사진)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한 이유를 묻자 "아프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장단체가 요구하는 탈레반 죄수의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와 직접 협상에 나섰다는 의미 같다. 아프간 정부가 죄수를 석방하면 그 대가로 한국인 인질이 풀려날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다.

천 대변인은 또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무차별적으로 내보내는 외신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며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배형규 목사 피살 소식이 전해진 이날 그는 정례브리핑을 "비통한 마음이다. 무고하게 희생당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로 시작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문답.

-나머지 22명의 인질은 안전한가.

"현재까지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8명 석방설의 진위는 뭔가.

"정부는 그 부분에 대해 계속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해왔다. 피랍된 한국인의 일부라도 우리와 협력하고 있는 아프간 군이나 국제치안유지군의 관할권에 들어온 사실이 없다. '출발을 했다가 돌아갔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 부분은 확인 중이다. 탈레반이 아직 22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보실장을 대통령 특사로 파견한 이유는 뭔가.

"조중표 외교부 제1차관이 운용하는 현지 종합대책반은 주로 무장단체 측과의 접촉을 유지.관리하는 데 집중될 수밖에 없다. 아프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뜻을 잘 아는 분이 특사로 가서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검토되고 있나.

"정부는 원칙적으로 군사작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우리가 동의하지 않은 군사작전은 없을 것이다."

-무장단체의 요구사항 중 하나인 탈레반 죄수 석방을 위해 미국 등과의 협력은 잘 이뤄지고 있는가.

"아프간 정부가 협조하고 있다. 오늘 새벽에 아프간 내무차관이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측과는 포로 석방에 특정해 드릴 얘기가 없다. 다만 필요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

-안보정책조정회의 성명에 비인도적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는데 (탈레반을) 응징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의미하나.

"인질을 살해한 건 반인륜적 행위지만 그것을 군사작전과 연결시키는 건 무리라고 본다."

-백 실장이 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계획이 있나.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도 만나고 다양한 고위급 수준에서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활동을 할 것이다. 따로 친서를 갖고 가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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