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오늘 오후 4시반" 탈레반 또 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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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통령 특사로 26일 아프가니스탄에 급파된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곧 아프간 정부 고위 관리를 잇따라 만나 인질 석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백 실장은 배형규 목사의 피살에도 불구하고 남은 22명의 안전한 석방이 최우선 과제라며 앞서 파견된 한국 정부 대책반과 전략을 숙의했다. 정부는 이날 배 목사의 피살을 공식 확인했다. 현지의 한국군에 따르면 그의 시신은 26일 오후 5시쯤 카불 동북쪽 50㎞ 지점에 있는 바그람 기지 내 동의.다산부대에 도착했다. 배 목사의 시신은 운구 준비가 끝나는 대로 카불에서 두바이를 거쳐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밤 "협상 시한을 27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전날 아프간 정부가 수감된 동료들을 석방하라는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배 목사를 살해한 데 이어 자신들의 요구가 계속 무시될 경우 다른 인질의 목숨도 빼앗을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전날 인질-포로 맞교환 협상이 깨진 것은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한 포로 중에 알카에다 요원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군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작전이 한국인 인질사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국적군은 최근 이틀 새 산악지대인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주에서 지상전 및 공습을 통해 탈레반 무장세력 수십 명을 사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경덕.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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