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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건강검진 비효율적 요소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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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건강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종합건강검진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예방과 조기발견의 효과도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비용과 비교한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고려대의대 조경환교수(가정의학)는 『종합검진은 사람에 따라 차이를 두지 않고 미리 정해놓은 여러 항목을 한꺼번에 일률적으로 검사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수검자의 만족도는 높으나 투자에 비해 효과에 의문이 있다』고 말하고 『각개인의 성별·연령·위험인자·현재의 건강문제 등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건강진단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연령별·성별, 또는 개인적으로 특별히 문제가 되는 중점대상 질환에 대해 필요한 항목만 골라 검사해보는 개별검사법이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어 비만인 사람은 심장이나 혈관 등의 이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사해보는 등의 방법이다.
인제대의대 김철환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는 『본인 판단에 따라 수시로 패키지화된 종합검진을 받는 것보다 우선 의사진찰을 받고 여기서 추천한 것만 병원에서 검사 받는 것이 비용이나 효과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건강상태에서 필요치 않은 검사, 지난번 받은 검사로 몇 년을 일단 안심해도 되는 항목 등을 줄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고려병원 건강진단센터 강대형건진부장은 『현재의 검사항목은 60년대 일본것을 70년대에 도입, 일부 수정해 쓰고있는 것』이라며 『패키지 하더라도 우리 질병양상에 맞는 한국형 종합검진기준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은 각종 암·심장혈관질환 등 자기나라에 많은주요질환 몇 가지에 대해 일정연령이상에서 간격을 두고 의무검진토록 하고 있고 국가가 비용을 대주기도 한다. <표참조>
이와 함께 최근 들어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고 있는 종합검진 프로그램들이 과연 정확한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강부장은 『검사는 정밀도가 중요한데 현재 일부 헬스클럽등에서 간이검사등 정밀도가 낮은 검사를 통해 건강진단 업무를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검사결과에 대한 사후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조교수는『대부분의 종합검진은 1회적으로 끝나 이상이 있는 경우에만 병원의 해당과로 보내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검진결과 나타난 결과나 건강상태를 바탕으로 개인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건강교육이 당연히 뒤따라야 종합검진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일부 병원 가정의학과에 마련된 평생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 등록되면 주치의가 수시로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일정간격마다 연락을 줘 본인의 연령과 건강특징상 가장 필요한 검사를 권유하고 환자의 건강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치의사로부터 자세한 설명과 아울러 건강교육·치료 등 사후관리도 받게된다는 설명이다. <채인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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