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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유람선 타고 즐거운 봄나들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신체장애로 수십년간 거동조차 제대로 못하던 장애인들이 한강유람선을 타고 꽃길나들이에 나섰다.
서울 성동구(구청장 윤두영)가 제13회 장애인의날 (20일)을 앞두고 19일 마련한 「장애인 봄나들이 시켜주기」행사에 참석, 한강유람선 위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이날 참석한 장애인들은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는 전혀 거동을 못하는 지체장애인을 비롯, 청각장애·정신박약자등 모두 10여명.
2천8백45명의 성동구거주 장애인중 사회복지요원들의 추천을 받아 선발된 이들은 가족과 「명예주부시민국장」들의 안내를 받으며 여의도 63빌딩에 도착해 영화를 보고 수족관·전망대 등을 돌며 1인당 3만원씩 지급된 보조금으로 기념품과 선물을 구입하기도 했다.
『시원한 강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유람선을 타니 가슴이 탁 트이는것 같아요. 강변 시민공원에 화사하게 핀 벚꽃·개나리꽃을 보고 있으려니깐 마음도 젊어지는 것 같습니다』3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보호시설을 전전하며 홀로 살아왔다는 유민자씨(50·여·서울화양동)는 『모처럼 봄나들이여서 제일 예쁜옷으로 골라입고 나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진수(41)·유영선(37)씨 부부는 배 위에서 결혼기념일을 맞았다. 어렸을때 각각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하며 살아오다 중매로 만나 84년4월19일에 결혼한 이들 부부는 9주년 기념일을 유람선 위에서 맞게된 것이다.
자원봉사에 나선 「명예주부 시민국장」박현경회장 (43·약사)은 『이날 행사를 위해 약국문을 아예 닫고 나왔다』며 『이웃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이렇게 가슴뿌듯한 것인 줄을 미쳐 몰랐다』고 말했다. <정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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