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무기해체"골머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미소 양국의 자국내 경제문제와 세계적인 평화무드의 결과로 체결된 전략무기감축협정 「스타트」와「스타트П」로 5만기에 이르렀던 핵무기가 서서히 해체되고는 있으나 모두들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해 CIS는 아직까지 핵무기해체시설을 만들지 않는 등 협정체결시와는 달리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회는 핵무기해체를 위해 4억달러를 러시아에 지원하는 것을 승인하기도 했다.
미국 스스로도 핵무기해체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정부는 핵무기 해체작업을 차후의 재활용을 위해 완전한 파괴가 아닌 단순한 분해·저장만을 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미국유일의 핵무기 해체시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작업과정과 함께 밝혀졌다.
미국텍사스주 아마릴로 동쪽에 위치한 1만6천에이커 넓이의 핵무기해체시설인「판텍스」의 담장 너머에는 운송된 핵무기와 무장된 경비대가 호위하는 70대의 특수운송트럭과 3천여명의 작업자가 일하고 있다.
핵무기는 특수트럭에 의해 판텍스로 이송된 뒤「4구역」으로 옮겨져 콘크리트로 외부와 차단된 임시저장소에 보관된다. 임시저장소에서 핵무기는 8개의 작업실로 구성된「빌딩 104」로 옮져져 해체된다. 이곳은 15피트의 두께의 벽과 1천1백파운드의 문으로 외부와 완전히 차단돼 있다.
우선 핵무기는 작업실에서 강력한 X-레이로 핵무기 표면을 투시해 내부상태를 체크하게 된다.
다음으로 핵무기를△원추형 코부분△방사능물질이 들어있는 센터부위△발사부분△낙하산이 장착된 꼬리등 4부분으로 크게 분해한다.
원추형 코부분은 캔사스의 에너지성 공장으로 이송되고 방사능물질과 화학물질이 들어있어「피직스 패키지」로 불려지는 센터부위는 특수작업실「이그루스」로 옮겨지며, 나머지 부분은 재활용을 위해 되돌려진다. 이그루스에서는 센터부위에서 플루토늄과 우라늄등 방사성·폭발성물질을 해체하고 플루토늄은 비밀저장소에 보관하고 있다. 판텍스관계자는 연간 2천여기의 핵무기해체작업을 생각한다면 이번 여름에는 특수저장시설의 용량이 찰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그루스를 더 건설하거나 이그루스내 땅속에 차곡차곡 플루토늄을 매립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또 궁극적인 방법으로 우주왕복선이나 로킷을 이용해 태양쪽으로 발사하는 것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제안은 챌린저호사건으로 상당한 벽에 부닥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땅속 깊숙이에서 폭발시켜 버리는 것을 제안했으나 이 경우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채택되지 않고 있다.
또 원전에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산화 플루토늄-우라늄물질을 만드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으나 당장 실용화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1개의 해체작업은 하루에서 3주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1만∼2만5천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외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