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음악의 고향」 미클리블랜드 「명예의 전당」 들어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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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팝음악 팬들이 로큰롤을 즐겨온 지 어언 42년이 지난 올6월 미국 클리블랜드시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착공식이 거행된다.
클리블랜드시에 명예의 전당이 들어서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클리블랜드는 로큰롤 황제 고엘비스 프레슬리가 본격적인 가수생활을 시작한 곳이고, 시민들의 1인당 로큰롤 레코드판매량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압도해온 전형적인 로큰롤의 고장이다.
명예의 전당 건설이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 85년 미국 레코드산업 최고경영자 회의에서였다.
클리블랜드시는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명예의 전당을 유치하려는 서명운동에 착수, 66만명의 서명을 받아 뉴욕에 있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재단에 클리블랜드 시민들의 열망을 전달했다.
클리블랜드 시민들의 정성은 마침내 다른 6개 유력도시를 제치고 클리블랜드시에 명예의 전당을 유치하는 영광을 안겨줬다.
로큰롤 음악사와 불멸의 스타들의 발자취를 보존하려는 취지로 세워지는 명예의 전당에는 척 베리·로이 오비슨·비치 보이스·롤링스톤스·딕 클라크등 이름만 들어도 로큰롤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기라성같은 로큰롤 스타 1백여명이 입적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2일부터 건설작업에 들어간 명예의 전당 프로젝트는 걸음마 단계에서부터 뒤뚱거리기 시작했다.
클리블랜드시와 뉴욕의 명예의 전당 재단으로 이원화된된 지휘체계는 비효율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애초 명예의 전당 건설지로 선정했던 장소가 너무 비좁아 90년에 클리블랜드항구로 위치를 변경한 시행착오는 그같은 비효율성의 대표적 사례다.
건설계획의 잦은 변경으로 건설비 부담은 당초의 2천6백만달러에서 8천4백만달러로 3배 이상 늘어났다.
공사비의 조달이 명예의 전당 재단이 모금한 5백만달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클리블랜드시 재정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우려를 낳고 있다.
어쨌건 로큰롤 명예의 전당은 오는 95년 여름에 완공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계미국인 건축가 IM페이가 설계한 명예의 전당은 유리와 철골 구조물로 클리블랜드항구에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페이는 유리구조물 설계의대가로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와 하버드대학내의 존 F 케네디도서관이 그가 설계한 대표적 건축물이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 재단의 수잔 에반스이사는 명예의 전당이 관람객 스스로 음악을 믹스해 로큰롤을 재창조해 내는 부스, 공연장, 초청 디스크 자키가 이용할 방송 부스, 특수음향 재생 컴퓨터등을 갖추고있어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로큰롤의 진수를 만끽하고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명예의 전당 특징을 설명한다.
오는 95년 명예의 전당이 문을 열면 매년 60만에서 1백만명의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게돼 클리블랜드가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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