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제일은행장 사표/은감원/동생회사에 편법대출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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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기진제일은행장이 14일 오후 전격 사임한 가운데 박 행장의 동생이 경영하는 학산산업 개발의 주거래인 제일은행 압구정 지점에 대한 특별검사에 들어간 은행감독원은 15일 학산측이 지난해 10월 5백억원을 들여 포항에 20층짜리 학산타워오피스텔(1∼7층 사무실,8∼20층 오피스텔)을 지었다가 분양이 30% 밖에 안돼 심각한 자금난을 겪자 다른 용도로 빌린 자금을 급히 끌어 쓴 흔적을 잡고 대출금에 대한 수표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행 금융기관 여신운용 규정은 오피스텔 건축용 자금으로는 대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은감원은 91년 연간 매출액이 4백81억원에 불과했던 학산측이 잇따라 한곳에 수백억원씩 드는 오피스텔을 포항·대구·서울 등 세곳에 지은 사실을 중시,편법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을 썼거나 적어도 서류상으로는 합당하게 빌린 자금을 돌려썼을 것으로 보고 특검을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은감원 관계자는 『건설회사의 경우 자재구입이나 건축용으로 돈을 빌려 그 목적대로 쓰지 않고 빚을 갚거나 단자예금 등에 넣으면 대출금 유용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박 행장은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학산산업 개발에 제일은행측이 대출 4백14억원·지급보증 1백56억원 등 총5백70억원의 대출을 해준 사실이 물의를 빚자 14일 오후 전격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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