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아우디TT]‘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뽑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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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디TT가 1998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첫선을 보였을 때 자동차 기자들은 경악했다. 기존 트렌드를 넘어선 새로운 컨셉트였기 때문이다. 외관은 물론 인테리어까지 모두 ‘동그라미’라는 통일성을 줬다. 이 차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았던 디자이너는 현재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총괄 부사장인 피터 슈라이어다. 그는 아우디·폴크스바겐 수석 디자이너를 지냈다.

 2000년대를 이끌 디자인 아이콘으로 불린 아우디TT가 진화, 2세대로 거듭났다. 올해 5월 한국에 출시된 뉴아우디TT는 소프트탑 지붕을 개폐할 수 있는 로드스터와 쿠페 두 가지로 모두 2인승이다. 이 차는 탁월한 디자인 전통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지난해 독일의 아우토빌트 디자인 어워드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선정됐다. 올 4월에는 올해의 월드카 시상식에서 최고 디자인상을 받았다.

 외관은 기존 둥글둥글형에서 한층 날렵해졌다. 이는 고속 주행 때 저항을 덜 받게 하는 공기저항계수(cd)가 기존 0.34에서 0.30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난다. 전면부는 아우디만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인 싱글프레임이 다른 세부 디자인을 압도한다. 기존의 귀엽고 아름다운 이미지에서 남성적인 강인함이 추가됐다고 할까. 뒷부분은 한결 간결해졌다. 쿠페는 머플러가 좌우로 나뉘어 있지만 로드스터는 왼쪽에 두 개를 함께 모아 가지런히 정리해 클래식 스포츠카 분위기를 낸다. 또 다른 특징은 시속 120km가 넘으면 자동으로 올라와 접지력을 높이는 리어 스포일러다. 차 안에서 버튼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차체는 아우디 특유의 알루미늄 소재에 적절하게 강철을 혼용했다. 전통적으로 전륜구동 차량 개발에 전문화한 아우디가 상대적인 약점인 코너링을 보완하기 위해 앞뒤 무게 배분 50 대 50을 맞추기 위한 흔적이다. 로드스터의 지붕은 완전 자동으로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12초 만에 열 수 있다. 시속 50㎞로 달리면서 작동이 가능해 비가 올 때 요긴하게 지붕을 닫을 수 있다.

 실내는 기존 모델과 마찬가지로 ‘원’이 테마다. 크롬으로 감싼 원형 공조장치가 인상적이다. 핸들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골프GTI에서 만나본 포뮬러1(F1) 스타일 핸들이다. 스포츠카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할까.
 6단 자동변속기는 200마력을 내는 2.0L 터보 엔진(TFSI)과 맞물려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불과 6.5초 걸린다. 이 엔진은 폴크스바겐 골프GTI, 컨버터블 이오스, 아우디 A6 2.0에 쓰는 것과 같다. 아우디의 터보 기술은 이제 완성도의 극치에 달한 듯하다. 폭발적인 터보 출력을 느끼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셈이다. 시속 180㎞ 이상 고속에서 도로에 착 달라붙는 듯한 안정감도 일품이다. 가속력은 탁월하지만 초보 운전자도 쉽게 다룰 수 있어 운전할 때 부담이 없다.

 핸들링은 자로 잰 듯하게 정확하다. 향상된 핸들링 실력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BMW에 도전장을 내밀 만하다. 정숙성은 기분 좋은 터보 엔진 소리를 즐기기에 무난하다. 단, 로드스터는 소프트탑을 달아 시속 100㎞가 넘으면 거센 바람 소리가 들려온다. 연비는 12.8㎞/L로 상당히 좋은 편이다. 가격은 6520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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