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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에 한번 들을 수 있는 목소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지휘자 토스카니니로부터「백년에 한번 들을 수 있는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은 미국 흑인성악가 마리안 앤더슨이 8일 포틀랜드 친지집에서 사망했다. 96세.
앤더슨은 필라델피아 출신으로 6세때부터 교회성가대에서 노래를 하기시작했으며 19세때 주세페보게티 문하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성악을 공부했다. 4년 후 뉴욕 필하머닉오키스트라에 발탁된 이후 30여년간 미국과 유럽·아시아 등을 돌며 공연을 하는 한편 많은 레코딩을 했다. 여성으로서는 가장 낮은 콘트랄토로 두 옥타브 이상의 음역을 지녔으며 가곡·오페라·흑인영가·캐럴· 미국민요 등 성악 각분야를 탁월하게 소화, 금세기 최고 성악가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음악학교 입학을 거부당하는 등 인종차별의 피해를 보아온 앤더슨은 39년엔 워싱턴컨스티튜션홀의 공연을 거부당했으나 당시 대통령부인 엘리노 루스벨트의 주선으로 인근 링컨기념관에서 7만5천명을 동원하는 역사적 공연을 가질 수 있었다. 55년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 공연, 흑인은 클래식에 부적절하다는 편견을 깨뜨리는 등 예술을 통해 흑백차별 해소에 공헌했다.
50년대 한국을 방문한바있으며 65년 4대륙 순회공연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 곽한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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