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 있는 유리체 부유물로 수술기구가 접근하고 있다.
최근 비문증을 수술로 치료하는 방법이 국내에 소개됐다. 글로리안과의원 안혁 원장은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비문증을 치료하는 파브 수술을 시작했다고 최근 밝혔다.
비문증은 유리체라는 조직의 변성에 의해 발생한다. 유리체는 안구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종의 충진 물질. 계란의 흰자위라고 생각하면 쉽다. 매우 투명해 이곳을 통과한 빛이 망막에 맺히고, 시신경이 영상 정보를 인식해 뇌로 전달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유리체에 변성이 온다는 것. 유리체는 80%의 투명한 콜라겐 섬유와 20%의 액체로 구성돼 있지만 노화로 성상이 바뀐다. 그 과정에서 조직이 덩어리져 안구 속을 떠다니는 것이 비문, 즉 ‘날아다니는 실체 없는 모기’다. 수술 원리는 간단하다. 가느다란 도관을 넣어 유리체의 결정체를 걷어내는 것. 일명 25G 유리체 절제술이다.
안 원장은 “도관 끝에 1분에 2500회를 반복하는 미세한 가위와 흡입기가 달려 있어 조직을 절제하는 순간 빨아들여 제거한다”고 말했다. 도관이 가늘어 절개 부위도 0.8㎜밖에 되지 않는다. 시술은 부분마취 하에서 시행되며, 시간은 15∼25분이 소요된다. 모든 사람이 시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비문증 환자의 20%는 원인 질환이 있기 때문에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포도막염·유리체염·망막박리·망막출혈 등이다. 망막검사나 간접검안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파브는 독일에서 개발돼 현재 선진 의료국에선 보편화된 시술이라는 것이 안 원장의 설명. 비문증이 있어도 생활에 불편이 없다면 시술 대상이 아니다. 시야가 나빠 생활에 불편을 겪거나 예민한 사람들이 대상이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