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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훈기자의숫자로보는게임세상] 89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2면

온라인 게임의 업데이트는 크게 맵·캐릭터·아이템·사운드·디자인 등 5개 분야에서 이뤄집니다. 대개 게이머 의견을 받아들여 고친다고 합니다. 두 팀으로 나눠 전투를 하는 서든어택의 경우 한쪽에 지나치게 불리하게 배치된 지형지물(맵)을 고쳐 달라는 게이머의 요구가 쇄도했었답니다.

이 게임엔 다른 게임에선 보기 힘든 ‘맵 서칭’ 기능이 있습니다. 게이머가 자신이 좋아하는 전투 지형 맵을 골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인데, 이것도 게이머가 아이디어를 내 개발한 것입니다.

다른 온라인 게임도 이와 비슷합니다. 엔씨소프트가 1998년 첫선을 보인 온라인 다중접속 역할게임(MMORPG) ‘리니지’는 지금까지 게임 배경과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리모델링을 18번 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을 일부 바꾸거나 방패·옷 같은 아이템을 추가한 것까지 포함하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요. 지금도 그래픽 디자인·기획·프로그램 분야에 60명가량의 개발 인력이 매달려 새로운 게임 요소를 추가하고 있습니다.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1주에 1회꼴, 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는 2주에 1회꼴로 업데이트를 합니다. 한게임의 ‘던전앤파이터’는 거의 매일 업데이트를 해 재미를 더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게임은 살아 숨쉬는 생물이라고도 합니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에게 “똑같은 게임을 무슨 재미로 만날 그리 열심히 하느냐”고 말하는 것은 뭘 모르고 하는 소리죠. 업데이트로 매일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게임 회사로선 업데이트가 애프터서비스 차원을 넘어 사활이 걸린 일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게임을 처음 세상에 내놓는 일은 개발자가 하지만 게임을 완성하는 일은 유저가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소비자의 요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요구를 잘 반영하는 곳이 바로 게임 업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업데이트가 게임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소비자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게임사의 의지대로 캐릭터를 바꾸거나 아이템을 유료화했다가 실패한 게임도 적잖습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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