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살인범체포 1년반만에 무죄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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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MBC-TV특집극 『신화』(연출 정운현)가『베스트극장』『PD수첩』등을 밀어내며 갑자기 편성돼 9일 밤9시50분 방송된다.
『신화』는 67년 세간의 화제가 됐던 김근하군 유괴사건에서 살인범으로 체포됐다가 1년반만에 무죄석방된 김기철씨의 쓰라린 사연을 엮은내용. 여론과 법의 오류속에 희생당한 주인공의슬픈 투쟁을 다룬 이 드라마는 원래 사회적인 주제를 드라마로 담는 시리즈 중 하나로 기획되었으나 미묘한 문제를 다룬 것이어서 제작해놓고도 개편의 시기와 맞물려 방송되지 못했다.
MBC의 드라마 제작자들은『현재 가정주부들을 상대로 사랑타렁의 드라마들이 판치는 분위기에서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의욕적으로 기획한 드라마였는데 봄철프로그램 개편에서 이 드라마가 편성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MBC측이 6일 발표한 프로그램 개편안에서『신화』를 뺐다가 개편(12일)이 시작되기 전인 9일 서둘러 편성한 것은 노조가 노보에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섬에 따라 취해진 조치라는게 사내의 전반적인 반응.
한편 MBC공정방송협의회는『드라마의 기획과 제작·편성에서 원칙과 기준없이 데스크의 자의적인 판단과 내외의 여건에 의해 결정되었다』며 드라마『신화』가 방송되지 않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대해 MBC의 간부는『「신화」를 방송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방송효과가 가장 큰 시기를 선택하다보니 차일피일 미뤄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서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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