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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금리차별화 현상 뚜렷/신탁상품 1%P 차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금리자유화 앞두고 경쟁가열
금리자유화를 앞두고 은행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간 「금리차별화」현상이 벌써 뚜렷해지고 있다. 금리자유화 시대가 되면 이제 고객들도 은행을 잘 골라가야 하는 것이다.
최근 8대 시중은행의 3월말 신탁계정 결산에 따르면 대표적 실적배당 상품인 노후생활연금신탁의 수익률이 은행에 따라 1%포인트 가깝게 차이가 나고있다. 은행별 금리예측과 신탁자산 운용능력이 그대로 반영되는 한 지표여서 주목된다.

<표>에서 보듯,이자를 매달 타가지 않고 6개월마다 복리계산하는 거치식 노후생활연금신탁의 수익률은 7개 시중은행이 14.39∼14.84%였던 반면 신한은행은 15.34%였다. 가계금전신탁은 신한·한미은행이 연14%대,나머지 6개 은행은 13%대였다. 기업들이 맡기며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기업신탁은 모두 연12%대로 집계됐다.
은행의 노후생활연금신탁은 정년퇴직자들이 퇴직금을 주로 맡기는 대표적인 상품인데 연1%포인트의 수익률 차이라면 세금우대 혜택을 받는 1천5백만원짜리 신탁예금을 들었을 경우 매달 1만2천5백원씩의 이자가 더 붙거나 덜붙고,여러 가족 명의로 나눠서 1억원의 퇴직금을 예금했다면 월 8만3천원 정도의 이자차가 난다는 이야기다.
은행들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신탁예금으로 회사채와 공사채 등 유가증권·사모사채·환매채·보증어음을 사들였다가 팔거나 대출을 해 굴린다. 따라서 은행들이 가장 비중높게 운용하는 채권의 경우 지난해초 수익률이 연19%대로 높았을때 3년만기 회사채나 사모사채를 많이 사들여 지금까지 갖고있으면 요즘같이 수익률이 연11%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이익을 많이내 고객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당국이 지준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은행에 과태료를 물렸을때 갖고있던 채권을 급히 팔았거나 작년 상반기 대출재원이 없어 연금신탁 예금으로 신탁대출(당시 대출이자 14%선)을 많이 해준 은행은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를 주게됐다.
운용능력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나자 일부 은행들은 다른 은행과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최고 원금의 2%까지 받도록 돼있는 노후연금신탁보수료(수수료)를 스스로 0.5∼1%포인트씩 깍아줘 그만큼 은행수입분에서 보전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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