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과 풍류」화폭에 담는 「한국일요화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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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요일이면 일상의 번잡함을 떠나 자연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는 아마추어 화가들. 이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한국 일요화가회는 스스로「멋과 풍류를 즐긴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65년 박광진·박석환 등 두 화백에 의해 발족된 이 모임은 각계에서 활약하는 회원들이 삶의 회노애락과 오묘한 자연을 붓골에 쏟아내는 작업에 심취하다보니 어느새 28년의 연륜을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사생단체로 자리를 굳혔다.
저마다 수준급의 그림솜씨를 자랑하는 회원들은 이회 명예 회장인 김종비 민자당 대표최고위원, 회장 이근양 전 대한석탄공사장, 이정호 서부법원의사, 한영일 한독기술대표이사, 정광웅 제일은행 여의도지점차장, 주부 한혜리·박미금·이맹영씨, 치과의사 유시복씨, 김석도 제일네온광고사회장, 임종헌 상업은행 여의도중앙지점과장 등 20∼70대 1백47명이다.
일요화가회라는 이름답게 이 모임은 여름·겨울의 휴가철을 제외한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만나 산과 강·들과 바다의 변화를 캔버스에 담아왔다. 3월중에도 북한산 사기동, 의왕시 왕곡리, 반월 사리 등을 다녀왔다.
월말에는 지도교수를 초빙, 그림에 대한 평가를 듣고 우수작을 뽑아 시상식을 갖기도 한다.
여름이나 겨울에는 한차례 단합대회를 겸한 4박5일 정도의 장기 스케치여행을 즐기며 회원간의 친목을 다진다.
92년의 경우 경북 울진군 백암온천에서 하계 스케치여행을 가졌다.
65년 서울 미도파화랑에서 제1회 회원전을 열기 시작한 이들은 해마다 회원전을 거르지 않아 지난해에는 스물여덟번째 자선전을 겸한 회원전을 가졌다.
이들은 회원전에서 팔린 그림의 수익금을 언론기관이나 자선단체에 보내 불우이웃을 위해 쓰도록 하고 있다.
89년에는 2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하나로 제1회 전국일요화가회 미술대전을 열었다.
이 모임은 서울 외에도 안양·수원·전주 등에 12개 지회를 갖고 있는데 그동안 아홉 번의 전국일요화가회 합동 스케치대회를 가졌다.
26년째 이 모임의 열성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근양회장(69)은『맑은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에 심취하다보니 건강증진과 스트레스 해소에 무척 도움이 된다』며 『금년에는 창림 이후 처음으로 중국쪽의 백두산이나 태국 등에서 해외 스케치여행을 가져볼 계획이며 회원 배가운동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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