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건강|보건교육허술|질병원인 20%가 "미신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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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아직도「조상의 묘를 잘못 쓰거나」「귀신이 붙어서」「재수가 나빠서」등을 질병원인으로 꼽는 사람이 상당수에 이르는 등 건강과 관련된 비과학적 인식이 만연하고 있어 보건교육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경산대 보건대학원 남철현교수팀이 전국 2천4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걸과 5명에 한명꼴로 질병의 원인에 대해 이같이 그릇되고 미신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뿐만 아니라 주요 질병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가진 사람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로 음식물이나 수혈을 통해 전파되는 유행성 간염의 전염방식에 대해「간염환자와 마주보고 말하면 전염된다」거나「파리와 같은 곤충에 의해 전염된다」고 잘못 알고있는 사람이 각각 열명에 한명을 넘었다. 또 에이즈에 대해「예방이 안된다」고 잘못 알고있는 사람이 세 명에 한명꼴로 조사돼 정부당국의 홍보를 무색케 했다. 결핵을 전염성 질환으로 바로 알고 있는 사람도 세명중 한명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와함께 그릇된 건강습관을 지니고 있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세번 양치질을 하는 사람은 5명에 한명 정도였으며 대부분 가장 중요한 식사 후나 자기 전에는 하지 않고 아침 식전에 한번만 하고 있었다.
건강을 위한 기본사항인 식사습관에서조차「불규칙하게 하고있다」는 사람이 절반이나 됐으며 여자·20대·고학력층에서는 세명중 두명꼴이었다. 대도시 지역에서는 다섯명에 한명이 9시 이후에야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으며 열명에 네명은 식사시 꼭꼭 씹지 않고 급하게 먹는 편이라는 것. 세명에 한명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자신이 비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개선을 위한 운동·식사조절 등을 않는 사람이 세명중 두명에 이르는 등 건강생활습관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교수는『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암·당뇨병·체중·갱년기·노인건강 등을 위주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건강교실을 운영토록 하고 보건교육 전문인력인「보건교육사」제도를 도입·양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미국 의료보험연합회는 보건교육을 실시하면 질병과 사고를 줄여 환자증가를 억제하고 의료비 절감이득까지 볼 수 있어 투자가치가 크다는 판단아래 많은 자체 건강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채인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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