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퍼 새 나토사무총장 "미국과 유럽 간 다리놓는 게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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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야프 데 후프 셰퍼(55) 전 네덜란드 외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조지 로버트슨의 후임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새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4년으로 오는 2007년 말까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토를 통해 군사적 밀월관계를 유지해 왔던 미국과 유럽이 지난해 이라크전을 전후해 심각한 균열 양상을 보인 만큼 셰퍼 신임 사무총장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런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아는 듯 그는 "현 단계에서 가장 큰 과제는 미국과 유럽 간의 다리 건설"이라고 밝혔다.

조깅.테니스.스쿼시 등을 즐기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그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은 양 대륙의 화합을 이뤄낼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네덜란드 문학은 물론 프랑스.영국 문학에 심취해 있고, 프랑스 영화를 즐기는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셰퍼 사무총장은 지난해 네덜란드 외무장관 재임시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면서도 반전국가인 프랑스.독일 등과 일정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등 탁월한 외교력을 발휘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대서양 동맹의 균열을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인물로 꼽혀왔고 지난해 9월 총장 후보로 지명됐었다. 셰퍼 총장은 "지금은 아프가니스탄 평화정착 문제에 초점을 둘 때"라며 해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는 한발 비켜섰다. 그는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기다리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신으로 공군에서 복무한 그는 직업외교관으로 맹활약했다. 셰퍼 총장은 1978년부터 80년까지 주(駐)나토 네덜란드 대표부에서 전략방위기획 업무를 담당한 인연이 있다.

그는 86년 네덜란드 의회에 진출해 97년 중도우파인 기독민주당 당수가 됐으며, 2002년 6월 얀 페테르 발케넨데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권에 의해 외무장관에 발탁됐다.

셰퍼는 토론과 원칙을 중시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으며 부인 예닌과 두 딸을 두고 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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