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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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는 A형, B형 뿐 아니라 최근에는 C, D, E형 등 새로운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간염 바이러스는 B형이 80%이상을 차지하며 대만·아프리카와 함께 세계적인 B형간염 왕국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 중 약 4백만명 정도가 B형 간염바이러스 항원양성이다. 그러나 B형 간염에 대한 예방접종의 결과 감염률이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 조짐이 보이는 반면 C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의료계에서 신중히 검토되고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존재가 밝혀지기는 85년 이후이고 우리나라에서는 90년부터 이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2, 3년 사이에 각종 항체를 증명하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전세계적으로 C형 간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는 정 반대로 C형 간염이 바이러스성 간염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주로 수혈 후 감염되며 임상경과는 B형간염과 비슷하지만 성인에게 주로 생기고 경과가 길며, 만성간염으로 전환되는 빈도가 B형간염에 비해 5배 이상 높고 서서히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 뿐 아니라 간암으로 발전하는 율이 매우 높아 40∼50대의 간암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기인한 것이 많고 60대 이후의 간암은 상당수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다. 이들 바이러스의 유전자가간세포의 유전자 속으로 기어들어가 새로운 유전자를 만들고 암세포로 변화시킨다.
최근 일본을 중심으로 C형 간염을 치료하기 위해 백혈구의 하나인 림프구에서 뽑아낸 「인터페론」이라는 불질을 조심스럽게 사용하기 시작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고 있다. 조만간 해답이 나오겠지만 C형 간염에 대한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점이다. 1회용 주사기를 사용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을 방지하는데 있다. <서울대병원 제2진료부원장·병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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