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산업 R&D에 4조5000억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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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서 세계 1위다. 그러나 정작 디스플레이의 액정은 100%, 반도체를 만드는 웨이퍼의 76%를 주로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이 늘어날수록 대일 무역적자가 불어나는 이유다.

 이처럼 취약한 소재산업을 키우는 데 정부가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산업자원부의 R&D 예산 가운데 소재분야 투자비중을 현재 16%에서 2015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4조5000억원이 소재분야에 투자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2012년까지 정부가 40%를 출자하고 운용기간 7년 이상인 2000억원 규모의 소재 전문 펀드도 조성한다.

 정부는 19일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부품·소재발전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소재산업 발전비전과 전략’ 및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부품·소재 기술개발 전략’을 확정했다. 산자부 김용근 산업정책본부장은 “소재산업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전략산업이지만 투자비는 엄청나게 들어가는 반면 개발 성공 확률은 낮아 시장 실패가 일어나는 분야”라며 “미국·일본과 같은 선진국도 초기에는 정부가 R&D 투자를 적극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3차원 집적 세라믹소재, 초경량 합금, 차세대 구조용 강재, 연료전지 전극소재를 포함해 모두 30개의 세계적 소재를 개발한다는 ‘GLT(Global Leading Top) 3030’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자부는 특히 생산기술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이를 뒷받침할 부품·소재 분야는 취약한 반도체·디스플레이의 R&D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은 현재 한국이 세계시장의 각각 41.2%, 38.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율은 계속 하락해 지난해 46.7%로 떨어졌고 디스플레이 소재 역시 국산화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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