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깡통 될뻔한 ELS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8면

삼성SDI.기아차.현대차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얼마 전까지 활황장 속에서도 처져 있다가 최근 기사회생하고 있는 종목들이다.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은 주가급락 속에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원금의 상당부분을 까먹을 처지였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다시 오르면서 원금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져가고 있다.

ELS는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코스피 200과 같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투자수익을 결정하는 유가증권상품이다. 예를 들어 대신증권의 '대신 ELS412호'는 삼성전자와 기업은행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만기가 2년이다. 매 6개월마다 조기상환기회가 생긴다. 첫번째(6개월) 조기상환일에는 하락율이 큰 종목의 가격이 최초가격의 90% 이상, 두번째(12개월) 조기상환일에 85%이상, 세번째(18개월) 조기상환일에 80% 이상이면 해당 조기상환일에 연 12%의 수익을 지급하고 조기상환된다. 만기 때 두 종목의 주가가 모두 기준주가 대비 75%이상이거나, 75%미만이더라도 2년간 한 때라도 60% 아래로 하락한 적이 없을 때는 연 12% 만기 수익률을 지급한다. 다만 한 종목이라도 60% 이하로 떨어지면 그 비율만큼 원금손실을 보게 된다.

삼성SDI.기아차.현대차와 같은 종목이 바로 기준가 대비 60% 아래로 떨어졌던 경우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대비 올 4월까지 주가가 31% 떨어졌으며, 기아차와 삼성SDI도 각각 50%, 43% 추락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5월 이후 최근까지 28~36% 가량 다시 상승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상효 차장은 "2003년 ELS제도가 시작된 후 증시가 계속 상승세였기 때문에 ELS 상품의 95%가 조기상환됐다"며 "하지만 삼성SDI와 기아차.현대차.LG필립스LCD 등 일부 종목은 상승장에서 철저히 소외돼 ELS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가 이제서야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16일 기준 전체 ELS는 2563개며, 첫 기준가격보다 낮아진 ELS는 595개로 집계됐다. 이중 기준가격 대비 60% 이하로 떨어진 ELS는 9개였다. 올 5월초 발행가격보다 60% 밑으로 하락한 ELS가 115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