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진 … 원전 방사능 물질 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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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6일 오전 10시 13분 동해와 접한 일본 니가타(新潟)현과 나가노(長野)현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리히터 규모(M) 6.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무너진 집 건물 더미에 깔린 주민 7명이 사망하고 80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재민도 1만 명이 넘었다. 이날 오후3시30분쯤 규모 6 가량의 지진이 재차 발생하는 등 밤 늦게까지 여진이 수십 차례 계속돼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진으로 니가타현 가시와자키(柏崎)시에 있는 원전 2, 3, 4, 7호기의 가동이 자동 정지된 가운데 3호기의 주변압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원자로에서 방사능 물질이 함유된 냉각수가 누출됐다고 발전소를 운영하는 도쿄 원자력회사 측이 밝혔다. 그러나 이번 누출로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이나 환경에 어떤 피해를 미쳤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가시와자키시로 가옥 등 건물 수십 채가 붕괴됐다. 또 교량이 내려앉고 산사태로 해안 철도와 지방 도로의 통행이 두절됐다. 이날 오후 현재 니가타현의 약 2만7000가구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전화 기지국도 피해를 입어 일부 지역 주민들의 휴대전화가 불통됐다.

고속도로 일부에서는 운행이 통제됐으며, 신칸센은 이날 오전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건물 등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 기상청은 지진이 일어난 직후 진앙지인 니가타 앞바다와 인접한 동해 연안 지역에 지진해일(쓰나미) 주의보를 내렸으나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1시간 뒤 해제했다.

일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인 오전 10시 15분 총리 관저에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9일 열리는 참의원 선거의 유세차 방문한 나가사키(長崎)시에서 지진 보고를 듣는 즉시 즉각 도쿄로 귀환했다. 그 뒤 헬기편으로 니가타현의 피해지를 시찰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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