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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인류제전을 공해 없는 대자연서|호 시드니 유치열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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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림픽정선을 다함께」(Share The Spirit)-2002년 여름 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호주 시드니가 최근 전 세계 올림픽 패밀리를 대상으로 열치고 있는 유치캠페인의 슬로건이다. 2000년 올림픽 개최도시 결정이 초읽기에 돌입해 있는 가운데 호주는 지난달 1일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올림픽유치 신청서를 공식 접수시킴으로써 올림픽유치에 필요한 모든 준비작업을 끝마치고「몬테카를로의 신화창조」만을 기다리고 있다.
2000년 올림픽개최지는 오는9월 모나코몬테카를로의 IOC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판세로는 유치 신청한 세계 7개 도시 중 호주 시드니와 중국 배경이 단연 선두 주자격. 그 뒤를 영국 맨체스터와 독일 베를린이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공해 없는 자연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는 시드니올림픽유치위원회(SOB)는 전세계 IOC위원들을 상대로 집요하게 홍보활동을 펼치고있다. 최근 사전 점검차 시드니를 방문한 1OC조사단도 시드니의 올림픽 개최능력에 후한 평점을 매긴바 있다.
장장 5백50쪽에 달하는 SOB 유치신청서는『시드니 올림픽은 인류의 미래상을 미리 조망하는 신(신) 올림픽운동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제, 『왜 시드니가 2000년 올림픽을 개최해야 하는 가』를 15개 항목에 걸쳐 문답식으로 조목조목 기술하고있다.
이중 SOB가 내세우고 있는 유치캠페인의 핵심은 역시 「자연 올림픽」의 새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지구상에 남아있는 유일한 무공해 대륙임을 강조, 공해 없는 깨끗한 환경 속에서 세계스포츠제전을 치르게됨으로써 숭고한 올림픽정신의 공유뿐만 아니라 경기력 또한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키티 오브라이언 SOB부위원장(시드니대 체육과교수)은 주장하고 있다..
완벽한 올림픽시설과 교통·통신·숙박 등 부대시설 완비는 시드니의 올림픽 유치 강점으로 꼽히며, 특히 전선수단에 대한 왕복 항공편 무료제공 (2천4백50만 달러·한화 약2백억원) 은 SOB가 내세우고있는 최대의 프리미엄이다.
SOB가 책정해 놓고 있는 시드니올림픽의 총예산규모는 11억8천8백만 달러(경기장건설비 3억4천4백만 달러 포함). 새로 건설될 경기장시설로는 메인스타디움(8만명 수용)을 비롯, 실내체육관 (1만5천명수용)·사이클벨로드롬·테니스코트·야구장·승마장 및 사격장. 이들 시설은 유치가 결정되는 대로 공사를 서둘러 오는 94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호주는 이미 지난 56년 멜버른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처럼 또다시 호주가 올림픽개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하강국면에 접어든 호주경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함이 그 첫 번 째 이유다. 지난13일 실시된 총선에서 노동당이 재집권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올림픽유치를 최대공약으로 제시한데 힘입은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시드니의 올림픽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북경의 만만찬흔 도전이다. 시드니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도시로 떠오르고있는 북경 측은 최근 IOC조사단이 배경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내달 개관하는 올림픽기념관(스위스 로잔)에 국보급 토용 (토용·진시황릉에서 발굴된 2천년 된 병사의 테라코타)을 기증할 뜻을 선뜻 내비치는 등 벌써부터 정부주도의 물량공세가 거세게 일고있는 것. 이에 자극 받은 SOB측은 『북경 측의 이러한 제의는 올림픽 정신에 벗어난 뇌물』이라고 성격을 규정짓고 즉각적인 비난성명을 발표하면서도 북경 측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SOB측은 이미 지난달 런던거주의 호주 조각가인 존 로빈슨이 제작한 브론즈상 (시가1만5천 달러)을 IOC의 올림픽기념관에 기증했었다. 이와 함께 SOB측은 『북경은 지난 89년 천안문사태의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있는 데다 도시전체가 오염되어있는 등 공해·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태』라고 강조, 역공세도 펴고 있는 중이다.
세계3대 미항(미항)중의 하나로 꼽히는 시드니의 「올림픽 개최의 꿈」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오는 9월 23일 몬테카를로총회에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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